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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 코로나19로 날개 단 마켓컬리…대표는 매일이 전쟁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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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9-07 10:40 조회1,3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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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최근 트렌드에 가장 잘 대응한 국내 기업을 꼽으라면 어렵지 않게 ‘마켓컬리’를 떠올릴 수 있다.”

남다름으로 판 바꾼 게임체인저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로 유명한 트렌드 분석가 김난도 서울대 교수(소비자학과)가 지난 5월 말 출간한 책 『마켓컬리 인사이트』의 한 대목이다. 김 교수가 책에서 밝힌 것처럼 마켓컬리는 국내 소비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해 성공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새로운 소비 생활로 자리 잡으면서 마켓컬리는 더욱 주목받게 됐다. 이곳의 김슬아 대표와 마켓켈리의 철학과 이번 코로나를 어떻게 겪어냈는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했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사진 (주)컬리

“신선한 식품을 좀 더 잘 받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이 집에 있을 수 있는 시간에 보내면 어떨까.”
김 대표가 밝힌 마켓컬리의 출발점이다. 이는 창업 전 주스용 케일 하나를 살 때도 직접 재배 농가를 찾아 직거래할 만큼 ‘잘 먹는 것’에 관심이 많은 맞벌이 부부였던 그에게 실제로 필요했던 서비스였다.  
마켓컬리의 서비스는 간단하면서도 명확하다. 신선하고 좋은 품질의 식품을 주문한 다음 날 새벽에 집 앞에 가져다준다. ‘좋은 식품’과 ‘새벽 배송’이란 두 가지 포인트에 아이를 둔 엄마들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장 보는 시간을 내기 힘들지만 아이의 먹을거리를 매일 준비해야 하는 엄마들은 2015년 마켓컬리가 오픈하자마자 열렬한 지지를 보냈고 서비스를 알리는 주역이 됐다. 재구매도 이어졌다. 지난해 고객의 재구매율은 61.2%로 일반 온라인몰이나 이커머스 시장의 평균 재구매율(28%)의 2배가 넘는다. 현재 마켓컬리 회원 수는 500만명,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매출액은 6527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의 시대가 시작되자 마켓컬리는 날개를 달았다. 2월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한 주문량은 이커머스 업계 통상적인 비수기인 4~6월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8일엔 2000억 규모 투자 유치에도 성공해 총 4200억원의 투자금 유치라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유치한 투자액 규모가 엄청나다.
“물류 투자와 고객 서비스 강화, 그리고 인재 유치에 사용할 예정이다. 올해 말 오픈할 김포 물류센터에 상당한 자금이 들어가는데, 현재 대비 2.5배 큰 규모다.”
 
식품 외에도 다루는 분야가 많다. 화훼농가 살리기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꽃은 식품만큼이나 신선함이 중요한 농산물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겨울 처음 이야기가 나왔고, 코로나19로 졸업·입학·결혼식이 취소돼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들을 우리가 가장 잘하는 ‘유통’으로 도울 기회라 생각했다. 우리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가 생겨 올해 농사를 접으려 했던 농가가 오히려 재배 면적을 늘리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뿌듯했다. 생산자와 상생이 가능한 프로젝트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다.”
튤립·프리지어 등 한정된 품종으로 시작한 마켓컬리 꽃 판매는 지난 2월 26일 상품 출시 후 75일 만에 30만 송이 넘게 팔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4월엔 어버이날·스승의 날을 대비한 카네이션 2만 송이가 모두 팔렸다.  
 
마켓컬리에 입점하고 싶은 업체가 많다. 어떻게 하면 되나.
“우리가 상품을 선정하는 기준은 70가지가 넘는다. 맛과 디자인, 콘텐트 부합성은 물론이고 안정성·상업성 등 우리와 맞는 상품인지 검토한다. 매주 금요일 온종일 나와 MD가 300~500개의 음식을 직접 먹어보고 결정하는데, 요즘은 하루로는 안 돼 목요일 반나절을 더 쓴다. 컬리의 고객들이 만족할만한 품질의 상품을 지속해서 제공할 수 있느냐를 먼저 고민해보길 바란다.”
 
코로나19로 날개를 달았다지만 마켓컬리 역시 두 번의 위기를 맞았다. 2월 말 31번 확진자로 인해 감염이 심각하게 확산된 시점에 주문 폭주로 창립 후 처음 배송 지연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달엔 물류창고 근무 직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해당 물류센터를 5일간 폐쇄하고 방역작업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성장도, 고통도 함께 겼었다.
“매일매일 치열하게 보내고 있지만 코로나19는 기존 시스템으로 예측도 대응도 할 수 없는 이슈였다. 2월 주문 폭주 때는 물류센터를 풀가동해도 다음날까지 배송할 수 없는 날이 생겼다. 매출만 생각했다면 일단 주문을 받고 ‘주문 다음 날 배송’ 약속을 깨고 가능한 날짜에 배송하면 됐을 테지만, 그동안 고객과 쌓은 신뢰를 생각하면 그럴 수 없어 주문 마감 시간을 당기고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물량만큼만 주문을 받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직접 물류 창고에 나가 일한 날도 많다던데.
“마켓컬리 초기엔 직접 상품기획부터 선별·포장·배송까지 모든 일을 했다. 지금도 연말이나 명절 등 물류센터에 일손이 필요하면 직접 가서 일한다.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었고, 컬리 초창기부터 포장 일을 하셨던 여사님들이 ‘일 참 잘한다’고 예뻐해 주시더라.”
 
지난달 확진자 발생 이슈가 컸다.
“가장 먼저 확진자 당사자와 직원들의 건강이 걱정됐다. 확진 사실을 알자마자 바로 그분이 근무했던 장지동 상온 물류센터를 폐쇄하고, 300여 명의 직원 전원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상온 식품을 관리하는 두 곳의 물류센터 중 하나였지만, 고객이 가질 불안감을 고려해 상온 상품 전체를 방역이 끝날 때까지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마켓컬리의 코로나19 확진 직원은 5월 24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뒤, 다음날 송파구 보건소에서 검사 후 이날 오전 확진 통보를 받았다.)
 

마켓컬리 동물복지 우유

이번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마켓컬리가 "대처를 잘했다"는 평가가 많다. 확진자가 근무했던 물류센터 폐쇄 조치 직후 관련 내용을 언론과 고객에게 스스로 알렸고, 사후 처리 과정도 2번의 사이트 공지와 3번의 휴대폰 문자로 고객에게 상황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물류센터와 관계된 입점 업체에게도 미리 연락해 상황을 전달하고, 향후 주문량이 줄어들 것에 대한 대비를 당부했다고 한다. 한 입점업체 대표는 “다른 플랫폼들과도 거래를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언론에 알려지기 전에 먼저 연락해 우리 입장을 챙겨준 건 처음”이라며 “상생하는 기분을 맛봤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점 그리고 직원들의 건강 문제였다. 전문업체를 통해 방역을 철저히 하고 공급사들까지 문제없이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매일 비상사태처럼 준비했다.”
 
비대면 서비스가 더 강화되고 있다. 향후 신선식품 유통 시장 흐름은 어떻게 될까.
“기존 온라인 신선식품의 주요 고객층인 30~40대와 함께 50~60대까지 소비층이 확대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온라인 쇼핑을 경험했지만, 여전히 신선도와 품질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했던 고객층이다. 이분들이 합세하고 온라인 식품 쇼핑에 익숙해진 10대 역시 주요 고객으로 떠올라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지난 5년간 우리가 쌓은 상품 노하우를 담은 PB브랜드(‘컬리스’)를 올해 본격적으로 선보이려 한다. 지난 2월 무항생제 동물복지 우유로 시작해 식빵, 모닝롤, 계란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우유의 경우 국내 최초로 착유일을 기재한 우유로 지난달에만 일평균 2300여 개씩 판매되고 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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