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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시월 상달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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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은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0-21 07:52 조회1,2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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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세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모두가 즐거워야 할 시월 상달에 그리워도 가지도 못하고, 유무선으로 들려오는 조국의 소식은 온통 지도자들의 억지에 불법과 뻔뻔함과 큰 나라들에 대한 굴기로 절망적인 것들 뿐이어서 한숨이 절로 나오는 감사는 커녕 안타까움과 분노 뿐인 현실이다.


 답답함을 대신하고자 잃어버린 고조선의 역사를 되짚어 보다가 우리가 상상처럼 읊어 대는 겨레는 뭘까, 겨레는 과연 한겨레, 한국만의 것일까 의구심을 갖던 숙제를 풀게 되었다. 중동의 이민자들에게 우리가 같은 한겨레 형제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 그들은 우리가 당연히 같은 단군의 자손이며 겨레, 단군(탱그리) 축제를 하고, 단군산을 기독교인들이 이스라엘을 성지 순례하듯 한다고 했다. 말로만 지구상 유일한 천손으로 단군의 후손이라는 우리와는 달리......


 그들이 하는 어느 지역의 겨레(케레이) 축제 동영상을 보다 가 우리 나라의 풍습과 얼마나 같은 가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 세월 민속 다큐를 제작하면서도 우리 나라만 가진 특이한 무속행사의 하나로 알았던 작두 타기까지 그들이 똑같이 하고 있음에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고, 왜곡된 역사와 문화 속에 갇혀 살았나 싶어 탄식이 절로 나왔다. 우리만 모르고 산 동이 족 사촌들에게는 공산주의나 타 종교의 탄압 속에서도 그들만의 전통 문화란 핑계로써 지켜 온 자연적이고 일상적이었던 것을...


 보름 전 한국의 추석이 지나갔고, 엊그제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이 코로나 바이러스 봉쇄령 속에서도 분주하게 치러졌다. 미국의 추수 감사절은 거의 캐나다의 음력 날짜쯤에 해당하는 11월 네째 목요일로 나흘 간의 연휴로 아직 남아 있다.


 어릴 적에 시월이면 김씨, 두 이씨, 한씨의 집성 촌인 작은 고향마을에서는 종씨별로 날을 잡아 시제를 지내고, 온 마을 집집마다 떡과 과일을 돌렸다. 다른 성씨의 시제가 끝나고 보내온 떡과 사탕, 곶감, 과일등을 온 가족이 나눠 먹으며, 그 가문의 내력부터 훈훈한 얘기들을 나누는 것은 웬만한 동화속의 얘기들 보다 흥미진진했다. 우리 종친의 시제를 마치고 또래의 사촌들과 할머님이 온 동네 각 집의 식솔들의 수를 감안해 나눠 주시는 떡과 과일들을 빠짐없이 돌리는 것도 큰 기쁨이었다.


 시제는 조상께 올리는 추석이나 설날과는 달리 가을걷이를 끝내고, 가정의 안녕과 건강을 돌봐 주신 자연과 하늘에 감사를 드리는 것이었다. 역사적으로는 국가별로 고구려의 동맹(東盟), 동예의 무천(舞天)과 마한의 제천(祭天) 등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천제로 이루어졌고, 각 지역이나 동네마다 주민들을 위한 감사제를 따로 지내며 백성들의 축제로 즐겼다고 한다.


 오래 전 神政시대에는 왕정의 무속인 대표가 시제를 주관하였지만, 세월이 지나며 국가의 형태와 종교의 영향을 받아 조금씩 형식은 바뀌었다. 지금도 시골이나 산골 마을에 가면 정확한 연유같은 것은 몰라도 주민 대표를 중심으로 각 가정의 안녕 위해 자연과 하늘에 감사제를 성대히 지내고 모든 주민들이 함께 즐기는 풍습을 볼 수 있다. 각 나라와 지역에 따라 풍습은 조금씩 달라도 추수가 끝나는 시절에 하늘에 감사를 하고 함께 수고한 이웃들과 행복을 나누는 다 같은 의미의 추수감사제라고 본다. 아마도 전쟁을 중지하고까지 함께 했다는 고대 올림픽도 같은 행사의 하나였을 것이다.


 시월 상달의 시제, 추수감사절은 어떤 종교나 사상에 상관없이 자연과 인류 창조주에 대한 순수한 감사의 축제이며, 인류의 가장 기본적인 신관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일부 종교에서는 우상 숭배라고도 하고, 5대 조상 까지만 제를 올리기도 하지만 나름의 주관적 해석이라 할 것이다.


 옛날에는 왜 무당이 국가의 안전과 평화를 왕을 대신해서 지냈을까? 지금의 종교는 종교의 사역자와 신을 통해 최고의 창조주를 경배하고 소통한다고 하지만, 옛날에는 조상의 영이나, 영과의 소통이 되는 무속인들을 통해 창조주 하늘에 감사를 전했다. 인간사회의 물리적 권력의 수령인 왕이나 황제는 하늘과 직접 영적인 소통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속인을 상징하는 무(巫)자는 한 인간의 몸에 두 개의 인간, 즉 두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 몸에 들어온 자기 아닌 또 다른 영이 영계의 어느 영을 통해 창조주 하느님과 소통을 해줄 수 있기에 임금을 대신해 천제, 시제를 대행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있어 각자 진실로 밝고 진실한 마음으로 갈구하면 스스로 하늘과 통할 수가 있다고 한다. 아마도 스스로 득도해 하늘과 직접 소통하는 방법을 찾는 길이 불교의 생각일 것이다. 기도로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을 통해 할 수 있다는 것이 기독교나 이슬람 등의 생각이고...


 시월 상달의 시제는 어떤 방식과 생각으로 든 국가와 민족, 가족과 이웃의 안녕과 평화를 하늘에 기원하고 감사한다는 것이다. 올해의 시월은 어리석은 인간들의 무리와 억지로 인해 세계적인 우한코로나 봉쇄령과 각 나라들의 정쟁 등으로 하늘을 거슬러 그렇게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스스로 진솔하지 못하고 개인의 욕망만을 채우려는 나뿐만이 모르는 "나쁜 놈"들이 있다는 것이고, 그들에게 놀아 나는 무지한 백성들은 짝퉁 무당 짓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당들은 신을 자기 몸에 받아 하늘과 소통을 하는 것이지만, 짝퉁 무당 같은 이들은 "나쁜 놈"들의 거짓된 사상을 마치 신인냥 자기 머리 속에 끌어들여 자기의 영혼 대신 자리를 잡게 하고 광란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더욱 어리석은 것은 신실한 종교, 신앙인이라는 사람들이 자신이 믿는 신은 교회나 절간에 가둬 놓았다. 대신 그 신들의 궁전이어야 할 제 가슴 속에는 공산주의니 전체주의니 하는 엉터리 사상을 모셔 다 앉혀 놓고 소위 '미친 년 널 뛰듯' 굿판을 벌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기도가 하늘이든, 부처 든, 예수님을 감동시켜 복을 내리게 할 수 있을까? 시월 상달이 아직 뼘만큼은 남아 있다. 진정으로 국가와 민족, 가족과 이웃을 사랑한다면, 우리보다 미개했다고 생각하는 천년, 만년.... 전 우리 조상들의 순수하게 하늘에 감사하던 그 날들을 상기해 보자.


 진정으로 복 받을 짓들은 했는지, 감히 하늘에 감사하다는 천벌 받을 거짓만이라도 삼가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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