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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전재민의 밴쿠버 편지>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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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재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0-21 11:55 조회1,2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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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일요일 근무중에 수퍼바이저가 불렀다. 잠깐 자기를 도와 달라고 해서 간 곳은 로딩 덕이라 불리는 곳으로 외부에서 도네이션 받아 온 물건들을 실은 차가 건물밖 이면도로에 주차되어 있고 우리는 그것을 내려서 주방으로 가져 와야했다. 원래 로딩 덕 직원이 해야하는 일인데 로딩 덕에 수퍼바이저가 허리가 아프다면서 의자에 앉아 있고 같이 간 주방 수퍼바이저는 낼름 트럭위로 올라가서 짐들을 밀어 내는 쉬운 일을 했다. 로딩 카에 실어 주방으로 옮기는데 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과등의 과일은 상당히 무거웠다. 허리를 다치지 않기 위해 무릅을 구부리면서 조심해서 일을 했지만 냉장고에 정리하는 과정에서 선반에 올리고 하는 과정이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 아뭏든 당일엔 무거운 짐을 옮기고도 아픈 것을 몰랐는데 다음날 아침 커피를 따르기 위해 커피 포트를 들다가 커피를 쏟았다. 오른쪽 손목에 힘이 들어 가질 않고 통증이 심했다.

 

 말을 하지 않으려다가 아내에게 말을 하니 바보같이 그걸 왜했냐고 핀잔을 준다. 몸도 성치 않아서 풀타임으로 일도 못하고 있는 처지에 힘들고 무거운 것을 들면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냐면서 나 이렇게 힘든 것은 못한다고 해야지 싫컷 일하고 이제와서 아프다고 사람을 괴롭히냐고 한다. 나도 커피포트를 들지 못하면서 후회를 했다. 괜히 힘든 일을 해서 정말 일을 못하게 되면 어쩌려고 그랬냐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사실 따지고 보면 주방일도 아니고 로딩덕을 도와주는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풀타임으로 일하지 않으니 근무중 상해보험을 신청한다고해도 혜택을 받지 못한다. 아내의 말이 백번 맞는 말이긴 한데 왠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왜 그 순간 난 이일을 못한다고 말하지 못했을까? 사실 걸음을 잠시 멈추긴 했었다. 사실 사고는 늘 사소한 곳에서 일어 나고 순간적으로 일어난다. 지난해 아프기전에 근무하던곳에서는 다른 사람을 뽑으면서 내가 다시 일하고자 지원했지만 뽑지 않았다. 왜냐면 뇌경색으로 3월까지 아파서 받는 실업수당을 받고 후에 일반 실업수당을 받으면서도 계속 병원치료를 이어오고 있다. 아마도 그래서 언제 또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고용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지금 일하는 곳에서 일을 줘서 일을 하게되어 고마운 마음도 있지만 일하던 수퍼바이저 자리를 없애서 다른 곳으로 가게한데 대한 억울함과 분노 또한 깔려 있다.


 착한 컴플렉스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프린스 조지에서 홀로 식당을 할때 혼자 사업하느라 힘들지 전사장하면서 음식을 싸오고 잘해주고는 주유소를 사려고 계약을 하려는데 돈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접근하던 한국인이 떠오른다. 그래서 은행에 라인오브 크레딧으로 돈을 빼서 빌려주었지만 그것을 받기 위해 결국은 변호사를 고용하고 법정소송까지 가야했다. 그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대판 소리지르고 싸우기도하고 부도수표를 발행해서 사람을 기만하기도 했다. 추운 겨울 밴쿠버에서 비행기를 타고 가서 그가 준 수표를 은행가서 찾으려고 하면 바운스가 나고는 했다. 내 비지니스를 정리하고 내려 오면서도 받지 못하다 나중에서야 변호사가 받아서 보내주었다.


 돈을 잃고 친구도 잃는 다는 말이 딱 맞는다. 사실은 친구도 아니다. 돈을 뺏기위한 사기였던 것을 몰랐을뿐이다. 사기꾼의 말은 달콤하다. 그래서 더욱 더 끌려 들게 되는 것만 같다. 


난 늘 너의 편이다. 알지. 

항상 네 옆엔 우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 하면서 좋은 말을 다 하는 사기꾼때문에 정말 진심으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말도 믿지 못한다. 돈을 줄 땐 앉아서 주고 받을땐 서서 받는 다는 말은 필요할 땐 온갖 미사어구로 안심을 시키고 정작 어렵게 말을 꺼내 빌려준 돈 돌려 달라고 하면 하루 하루 미루거나 자기 쓸거 다쓰고 남는 돈을 선심쓰듯 던져주는 경우가 많다. 20대때 직장다니면서 대학교 등록금을 위해 은행통장에 넣어 두었던 것을 빌려달라고 동료가 하도 부탁을 해서 이거 대학 등록금이라고 하고 빌려 주었는데 등록 마감이 임박해 오는데도 돌려주지않아 근무하다 대판 싸운적이 있다. 그는 다른 동료들이 알게 공개를 했다고 오히려 나를 탓했다.


 부탁을 거질하지 못하고 예라고 먼저 말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왠지 친구니까 거절해서는 안될 것 같고 거절하면 친구관계가 끊어질 것만 같은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불안한 관계의 친구라면 없는게 낫다. 가족관계에서도 계속 불만을 말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는 경우도 많다. 직장에서 상사에게는 특히 내가 이말을 하면 진급에 아니면 정규직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하고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단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 마음에 상처를 늘리지 않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친구라면 가족이라면 적어도 서로가 상처를 주지 않고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그런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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