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기행수필 2020 2 로키로 가는 길 > LIFE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LIFE

여행 | 로키기행수필 2020 2 로키로 가는 길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0-24 20:50 조회1,395회 댓글0건

본문

로키기행수필 2020

407906943_m3T7QAkr_4b29bd30e1838efa72a15e355f1702cc51de8ba2.png

Burnaby City BC. Sunset 


2 로키로 가는 길

                                                                                     심현섭

버나비에서 로키로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1번 고속도로를 타야 한다. 이 고속도로는 일명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Trans Canada Highway 대륙횡단 고속도로)라고 불리는데 밴쿠버섬 빅토리아에서 시작해서 나나이모-호슈베이를 거쳐 동부의 뉴펀드랜드 세인트 존(Newfoundland St. John’s)까지 장장 7821km를 달려간다. 태평양에서 대서양을 연결하는 캐나다의 영토를 상징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도로이다. 서부의 가장 끝에 있는 섬에서 동부의 가장 끝에 있는 섬까지를 연결하는 도로이다. 약 10년간의 공사로 1962년에 완공하였다.

 

1번 고속도로를 달린 지 채 10분이 안 되어 웅장한 두 개의 돛을 상징하는 현수교(Suspension Bridge) 포트만 브리지를 만난다. 현수교는 교각을 세울 수 없는 경우 양쪽에 거대한 탑을 세우고 강철 로프로 다리를 매달아 올리는 공법으로 지은 다리이다. 그것은 다리 아래로 대형선박을 지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다리 상판을 높이 들어올린다. 현수교로 제일 유명한 다리는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 브리지가 있고 밴쿠버에는 1938년에 지은 라이온스게이트 브리지(Lions Gate Bridge)가 있다.

 

포트만 브리지 아래로 회색빛을 띠고 유유히 흐르는 강이 프레이저강(Fraser River)이다. 서울에 한강이 있다면 밴쿠버에는 프레이저강인데 로키에서부터 발원하여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남서쪽으로 1375km를 흘러서 리치몬드의 스티브스톤을 지나 태평양으로 들어간다. 프레이저 강의 길이를 다른 강들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되는 강인지 알 수 있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한강은 482km, 한국에서 제일 긴 강,압록강은 790km이다. 프레이저 강은 한국의 강과 비교하면 긴 강이지만 세계적으로 긴 강과 비교하면 짧은 강이 된다. 미시시피 강 3778km, 양자강(장강) 6300km,

어쨌든 프레이저강은 브리티쉬 컬럼비아 주에서는 가장 긴 강이고 세계적으로 연어(Salmon)가 가장 많이 회귀해 오는 강중의 하나이다. 우리가 지나가고 있는 지금쯤은 알라스카 앞 바다를 휘돌아 여기까지 돌아오는 연어들이 강물 깊숙이 헤엄치며 상류를 향해 가고 있을 것이다. 물 위에는 항상 통나무들이 뗏목으로 엮여서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어 캐나다가 나무가 풍부한 나라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 강의 이름은 사이먼 프레이저(Simon Fraser 1776-1862)에서 유래한 것인데 그는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이민 온 가정에서 태어났다. 조지 밴쿠버 선장이 1792년 캐나다 서부 태평양 연안을 최초로 탐험한 이래 1808년 이 강을 거슬러 올라가 모피교역소를 설치하고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최초로 정착지를 건설하였다. 그리고 이 강이 콜럼비아 강과는 별개의 다른 강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최초의 개척자들은 강을 통해 태평양에 이르는 길을 찾고 싶어 했다. 도로가 없는 상황에서는 오직 강을 통해서만 내륙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사이먼 프레이저의 탐험은 1846년 오레곤 조약으로 북위 49도로 미국과의 국경을 결정짓는 데 공헌했다. 왜냐하면 그가 영국인으로서 이 지역에 영구적인 정착지를 설립한 최초의 유럽인이었기 때문이다. 프레이저 강에 골드러시가 시작되기 50년 전이다.

2012년에는 이 강에서 몸무게 500키로그람, 몸길이 3.76미터의 철갑상어가 잡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착한 캐나다인들은 이 거대한 철갑상어를 차마 죽일 수 없어서 사진만 찍고 그대로 놓아 주었다.


407906943_aSB7xt4X_29c3165441e53b739a6d04a41b98c1bf4fb94004.png

 초기 개척자들의 프레이저 강 텀험


강을 건너면 써리(Surrey)인데 이 도시는 광역 밴쿠버에서 가장 큰 도시로 서울 면적의 거의 반쯤 된다. 프레이저강과 미국경 사이에 있는 도시로 인구는 52만명(2017년)이고 한국인들도 적지 않게 거주하고 있다. 써리는 사륜마차라는 뜻인데 영국에도 똑같은 이름의 도시가 있다. 

고속도로를 조금 더 달리다 보면 애보츠포드(Abbotsford)가 나오는데 농장지대로 미국경과 가까이 있는 도시로 인구는 약15만(2017년)으로 소수민족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지역이다. 밴쿠버를 벗어나 시골로 접어들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멀리 농장 주택들이 보이고 더러는 동물들의 거름 냄새가 코를 찌르기도 한다. 

달리는 고속도로 주변으로 옥수수밭이 보이기 시작하면 칠리왁(Chilliwack)이다. 이곳에서 나오는 스위트 콘은 유명한데 달고 부드럽다. 한국에서 강원도 찰옥수수만 먹던 사람은 맛이 없다고 한다. 멀리 제법 높은 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칠리왁이라는 도시 이름은 이곳 샐리쉬(Salish) 원주민들의 말로 ‘개울이 많은 계곡(valley of many streams)’이라고 한다. 개척기에 도시 이름이나 강이름을 지을 때 이곳 원주민들이 쓰던 말을 그대로 인용한 경우가 많다. 그들이 오랜 세월 불러오던 이름을 그대로 쓴다는 것은 그만큼 원주민들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왼쪽으로는 프레이저 강이 흐르고 오른 쪽으로는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며 산들이 첩첩이 지나간다. 평야지대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산악지대로 접어들고 있다. 초행자는 벌써 로키에 거의 다 온 것인가 의아해 하는데 갈 길은 아직도 멀다. 로키는 하루에 다다르지 못하는 거리에 있다.

여기는 인구 6천여 명의 호프(Hope)라는 조그만 도시이다. 프레이저 강과 코퀴할라 강이 만나는 곳이고, 1번 고속도로가 5번과 3번으로 나누어지는 곳이다. 우리는 여기서 5번 코퀴할라(Coquihalla) 고속도로를 달려간다. 호프는 1858년 프레이저 강에서 사금이 발견되면서 캘리포니아에서 수만 명이 일시에 몰리면서 생겨난 도시이다. 1848년 골드러쉬를 이루었던 캘리포니아에서 사금이 거의 바닥이 나자 이곳으로 이동해 올라왔다. 그러나 여기도 60년대 중반 급속하게 사금채취가 식고 말았지만 일부는 이곳에 잔류하게 되었다. 버나비에서 여기까지 약 1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여기서부터는 산이 높고 골이 깊은 산길을 달려간다.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눈사태가 많이 나는 곳이기도 하다. 옆으로 콸콸 쏟아져 흘러내리는 개울물 소리를 듣다 보면 마치 설악산 한계령 골짜기라도 들어온 기분이 든다. 겨울철 눈이 많이 오면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고속도로는 소위 캐나다의 서부와 동부를 잇는 유일한 대륙횡단도로이다. 사람으로 말하면 대동맥에 해당한다. 이 도로가 막히면 혈관이 막혀서 큰일이 나듯이 캐나다에도 큰일이 벌어진다. 잠시도 막혀있을 수 없다. 24시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제설차들이 오가며 눈을 밀어내며 염소와 모래흙을 뿌리기 때문에 차량들이 거의 제 속도를 내면서 달릴 수 있도록 해준다.

코퀴할라 정상에 가까워지면 가파른 길을 대형화물트럭들이 숨을 헐떡이면서 80키로 미만으로 천천히 올라간다. 정상에 올라서면 시야가 트이면서 밑으로는 까마득한 계곡이 보인다. 정상의 높이는 1244미터. 거의 한국의 치악산 꼭대기로 지나가는 셈이다. 정상을 지나자마자 휴식공간(Rest Area)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미국이나 캐나다 고속도로에서는 한국에서와 같은 화려하고 거대한 휴게소가 없다. 오직 화장실만 있고, 더러 음료수를 파는 자동판매기가 있을 뿐이다. <계속>


407906943_LwgAN4sM_57b11c601609933cdcbb8eec6e31b76a40ba93fa.png

 Port mann Bridge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LIFE 목록

Total 5,756건 1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