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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 도자기 학술대회에서 김치 만들기 영상 선보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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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2-31 02:00 조회1,6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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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세라믹 전문가와 공예가들의 온라인 네트워크인 세라믹 스쿨에서 열린 '세라믹 콩그레스' 중 '포커스 코리아'를 함께 준비한 조혜영 공예 큐레이터(오른쪽)와 노일환 '솔루나리빙' 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솔루나리빙 쇼룸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코로나19 때문에 올 한해 해외 오프라인 전시는 줄었지만, 오히려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전시가 전 세계에서 활발히 열리며 한국 공예 작가들에 대한 주목도는 훨씬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유네스코 산하 국제도자협의회 한국대표 겸 ‘로에베 크래프트 프라이즈’ 글로벌 심사위원인 조혜영 공예 큐레이터의 말이다. 조씨는 지난 석 달간 치러진 ‘런던 크래프트 위크’ ‘일본 가나자와 아트 페어’ ‘더 세라믹 콩그레스(도자 학술대회)’ 등을 준비하느라 올 한해 바쁘게 달렸다. 모두 온라인으로 치러진 비대면 전시였고, 덕분에 한국 참여 작가를 선정하고 이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동영상 기획과 촬영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전세계에 한국 공예 소개하는 조혜영, 노일환 인터뷰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인 '세라믹 스쿨'에서 진행한 세라믹 콩그레스 중 '포커스 코리아'의 포스터.

특히 11월 27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 플랫폼 ‘세라믹 스쿨’이 주최한 ‘더 세라믹 콩그레스 2020’ 기간 중 마지막 날에는 한국 도예를 주목하는 ‘포커스 코리아’ 영상이 24시간 방송됐는데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올라오는 전 세계 접속자들의 질문에 답하느라 하룻밤을 꼬박 새웠다고 한다.  
세라믹 스쿨은 2016년 영국인 도예가 조쉬아 콜린스에 의해 설립된 온라인 도예 교육 플랫폼 으로 전 세계 도예가·컬렉터를 비롯해 관련 학교·기관들이 연결돼 워크숍 및 학술대회, 심포지엄, 전시 등을 개최한다. 유료 콘텐트이긴 하지만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업과정을 동영상으로 보며 실시간으로 Q&A를 진행하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1년에 두 차례 ‘더 세라믹 콩그레스’를 여는데, 이번 3일간 접속자 수는 41만5000명이었다.      

세라믹 콩그레스 2020 기간 중 '포커스 코리아' 전시에 소개된 한국 도자 작가들의 작품 중 김판기 작.

세라믹 콩그레스 2020 기간 중 '포커스 코리아' 전시에 소개된 한국 도자 작가들의 작품 중 오환종 작.

조씨는 이번 포커스 코리아를 위해 한국 전통 가마터에서 고사를 지내고 불 때우는 장면, 김판기 작가의 음각 작업과정, 오향종 작가의 옹기 표면 페인팅 등 총 4개의 영상을 준비했다. 그중 흥미로웠던 건 ‘김치 담그기’ 영상이다.  
“세라믹 스쿨 운영진이 직접 요청해온 이벤트 영상이었다. 한국의 그릇들이 대부분 도자기인 데다 오래전부터 김치를 옹기에 담아 보관했다는 걸 그들이 이미 알고 있었고, 지난 7월 발표된 김치와 코로나19의 상관관계 연구 때문에 더욱 호기심이 생겼던 것 같다.”(조혜영)    
지난 7월 13일 영국 매체 더 선은 프랑스 몽펠리에대 폐의학과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코로나19 사망자수와 국가별 식생활 차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면서 대표적인 K푸드인 김치가 한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낮추는데 일조했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한국과 영국에서 도자를 전공하고 오랫동안 한국 공예 전시 큐레이팅을 담당해온 조씨는 소장한 한국 도자 작가들의 작품을 활용해 집에서 직접 김치를 담고 이를 예쁜 도자기에 담는 영상을 촬영했다.        
“한국 도예뿐 아니라 김치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정말 많았다. 김치 영상이 플레이될 때 실시간 채팅창으로 온갖 질문들이 올라왔는데 예를 들어 ‘채식주의자인데 꼭 김치에 젓갈을 넣어야 하냐’고 묻길래 한국의 김치는 수백 종이 넘고 그 중에는 젓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김치도 많다고 답해줬다. 또 ‘고춧가루는 어디서 구하냐’는 질문에는 중국·인도 슈퍼나 한국 슈퍼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유학시절 인도 고춧가루를 사용해 김치를 담근 적이 있다. 덧붙여 한국에는 백김치라는 것도 있으니 꼭 고춧가루가 없어도 된다고 설명했다.”(조혜영)
세라믹 스쿨 플랫폼에선 포커스 코리아 영상 방송이 끝난 11월 30일부터 한 달간 한국 도자 작가 50명을 소개하는 온라인 전시도 열렸다. 서광수(달 항아리), 유광열(청자), 김세용(청자 투각), 이영우(문방사우), 이강효(분청), 이동식(달 항아리)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가들의 작품이 각 1개씩 총 50여개가 소개됐다.  

세라믹 콩그레스 2020 기간 중 '포커스 코리아' 전시에 소개된 한국 도자 작가들의 작품 중 이강효 작.

세라믹 콩그레스 2020 기간 중 '포커스 코리아' 전시에 소개된 한국 도자 작가들의 작품 중 윤호준 작.

세라믹 콩그레스 2020 기간 중 '포커스 코리아' 전시에 소개된 한국 도자 작가들의 작품 중 장재녕 작.

조씨가 올 한해 진행된 온라인 전시와 영상들을 기획했다면 실질적인 촬영 현장 진행과 온라인 판매 등의 실무는 아트그룹 ‘솔루나리빙’ 노일환 대표의 몫이었다. 두 사람은 2017년 있었던 ‘필라델피아 뮤지엄 오브 아트 페어’부터 인연을 쌓아왔다. 비슷한 시기 설립된 솔루나리빙은 한국 공예 작가 매니지먼트와 이커머스를 함께 운영하는 회사다. 현재 20명의 작가가 솔루나리빙에 소속돼 있고, 지난 11월 18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열렸던 일본 가나자와 아트 페어 때는 ‘1만엔(약 10만원) 컬렉션’을 진행해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공예품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11월에 진행된 '일본 가나자와 아트 페어 2020' 온라인 전시 포스터.

지난 3년간 국내외에서 이커머스를 진행한 솔루나리빙은 사람들이 어떤 공예품을 좋아하는지 기호도를 파악하는 한편, 이를 소속 작가들에게 전달하고 함께 의논하면서 긍정적인 공예 발전을 고민하고 있다.  
“공예는 작더라도 직접 손으로 만졌을 때의 감동이 가장 크다. 사진이 아무리 좋아도 디지털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온라인 전시를 보고 작품을 구매했을 때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과 동일한 품질과 가치의 제품을 받아볼 수 있어야 관심이 지속된다. 장인의 손에서 시작해 소비자의 손으로 전달되는 과정을 스토리텔링으로 잘 엮어 전달하는 한편 신뢰도를 쌓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노일환)          
두 사람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이지만 공예시장도 좀 더 본격적인 뉴노멀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세라믹 콩그레스 2020 기간 중 '포커스 코리아' 전시에 소개된 한국 도자 작가들의 작품 중 김주주 작.

세라믹 콩그레스 2020 기간 중 '포커스 코리아' 전시에 소개된 한국 도자 작가들의 작품 중 이동식 작.

세라믹 콩그레스 2020 기간 중 '포커스 코리아' 전시에 소개된 한국 도자 작가들의 작품 중 김윤동 작.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솔루나리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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