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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 "사람으로 치면 '모범생' 맛"···빨간 '아재 와인' 2030이 마셔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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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4-10 03:00 조회1,2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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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만 해도 한국에서 와인은 낯선 서양 술이었다. 값비싼 프랑스·이탈리아산 아니면 ‘마주앙(동양맥주)’ ‘노블와인(해태)’ 등 저가의 국산 ‘포도주’ 정도가 이름을 알렸다. 그랬던 한국 와인시장을 확 키운 게 칠레 와인이다. 유럽 와인보다 저렴하면서 보통 이상의 품질에, 누구에게나 통하는 대중적인 맛 때문이다. 
특히 강렬한 남미의 태양이 만든 ‘달지 않고 묵직~한’ 레드와인은 양념이 센 한식과 먹어도 맛이 묻히지 않아, 소폭(소주 폭탄주)위주의 회식자리에서 인기를 끌었다. 2004년 한-칠레 FTA 발효 후 관세가 사라진 칠레와인은 지난해에도 1만4703t이 수입돼 산지 기준 1위, 전체 와인 중 27.2%를 차지했다.

이럴 때, 와인 낫?


칠레 와인 중에서도 ‘1865’ ‘몬테스 알파’ ‘에스쿠도 로호’ 3종의 레드와인은 인지도와 소비량에서 1세대 레전드 와인, 국민와인이라 불릴 만하다. 현재 5060세대들이 즐겨마시던 ‘아재와인’은 여전히 매력적일까? 2030세대의 시음 소감을 들어봤다.
 
〈한국인이 사랑한 칠레와인 3총사〉 
1998년 한국에 소개된 뒤 초기 시장을 선점해 ‘와인은 잘 몰라도 몬테스 알파는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몬테스는 ‘칠레 고급 와인의 문을 열었다’고 불리며 인정받는 와인 제조사다. 창립자 중 한 명인 더글라스 머레이는 어릴 때부터 교통사고 등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자 자신을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있다고 믿어 모든 와인에 천사를 그려넣었다. (그는 마침 마케팅 담당이었다) 1980년대 후반 세워진 신세대 와이너리답게 지구 온난화 방지 경작, 물 절약 농법 등 혁신을 시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A(남·33) “과실향이 나면서 묵직해요. 와인은 잘 모르지만 딱 익숙한 맛? 마시고 난 뒤에 끝에 남는 맛이 느껴지는 게 특이해요.”
▶B(남·39) “그게 ‘잔향’이라는 거예요. 와인 맛 중에 떫은 맛을 ‘타닌감’이라고 하는데 이 와인은 그 맛이 고급지게 남는 것 같아요.”
전 세계 중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칠레와인이다. 2003년 수입된 뒤 2018년까지 누적 판매량 500만병을 돌파했고 연간 판매량은 몬테스 알파를 앞질렀다. 1865는 이름 마케팅 덕을 톡톡히 봤다. 몬테스 알파보다 후발주자이고 가격도 좀 더 비싸지만 골퍼들 사이에서 ‘18홀을 65타에 친다’는 의미로 큰 인기를 얻었고, ‘18세부터 65세까지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와인’이란 말까지 나왔다. 이름의 진짜 뜻은 칠레를 대표하는 와이너리인 산페드로의 설립연도다.
 
▶C(여·26) “굉장히 깔끔한 맛이에요. 레드와인은 알콜 냄새가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서 별로였는데 이건 안 그래요. 평소 맥주를 즐겨마시는데, 이런 와인이라면 마셔보고 싶어요.”
▶A(남·33) “사람으로 치면 ‘모범생’같아요. 확 튀는 매력은 없는데 맛이나 향이나 뭐하나 빠지지 않는…. 와인에 균형이 잘 잡혔단 뜻이 뭔지 알겠네요.”

초창기엔 와인 라벨이 대부분 흰색이라 ‘빨간 와인 주세요’라며 찾았다고 한다. 2002년 수입돼 월드컵 때마다 ‘붉은악마 와인’으로 인기가 높은데, 2006년 월드컵 4강을 기원하며 홍명보 국가대표 코치에게 증정되기도 했다. 스페인어로 ‘붉은(로호) 방패(에스쿠도)’라는 뜻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부자로 손꼽히는 로스차일드(독일어로 로칠드)가문의 이름인 ‘Rote(붉은) Schild(방패)’에서 비롯됐다. 명품와인 ‘샤토 무통 로칠드’를 만드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프랑스에서 연마한 최고의 기술로 칠레 땅에서 만든 뒤 문장을 박아버린 와인이다.  
 
▶B(남·39) “입안에 묵직하게 느껴지는 동시에 부드러워서 신기한데요? 향도 맛도 다양한 매력이 있어요. 좋은 날 식당에서 콜키지를 내고라도 마실 의향 있어요.”
▶C(남·33) “도수가 높은데 목넘김이 부드럽고 여러 가지 고급스러운 향이 나요. 살짝 달콤한 느낌이 나서 여자 분들도 좋아할 것 같아요.”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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