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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은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4-21 07:48 조회1,4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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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세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요즘 한국도 다문화 가정이 엄청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어느 못 사는 나라에서 지지리 가난한 가정에서도 열심히 자력으로 성장해 한국으로 시집을 온 새댁이 시댁 어른들과 자기네 나라 음식을 하는 식당으로 외식을 갔단다. 서로의 문화를 많이 알수록 서로를 이해도 하고, 소통도 잘 되어 오해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 어른들의 배려였다.

 

그런데 이 어린 새댁은 가장 맛있는 자기 나라 음식을 주문하라는 어른의 신나는 말씀에 메뉴판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단다. 수많은 자기네 나라의 전통음식 중에서 마음대로 주문하라는데 펑펑 우는 며늘아기의 갑작스런 행동에 어른들은 고향의 가족들이 생각나서 그러려니 하고 달랬단다. 한참을 울고 나서야 어려서 너무 가난해 학교를 못 다니고 시장, 공장 등에서 노동을 하느라 자기네 나라 글을 배우지 못했단다.

 

그러니 메뉴판은 마약쟁이 들이 취한 눈에 환상으로 빠져들기 위해 보는 불타는 그림들 보다 더, 행복을 고르는 메뉴판이 오히려 무섭도록 암울했던 과거에 대한 속상함으로 일렁이는 공포의 그림판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새댁 체면에 이런 부끄러운 사실을 어떻게 고백을 할까 하는 암담함이 눈물로 터져버린 것이었다

 

못 살고 못 배운 것도 잘 몰랐지만, 외국인 새 아기를 사랑 하나로 받아들인 시부모님들은 오히려 위로하고 원하는 대로 그간 못한 공부를 할 수 있게 돕기로 했단다. 잘 사는 나라, 따듯한 가정으로 시집와서 사랑을 받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넘치는데, 그간 한 맺힌 공부까지 원 없이 할 수 있게 된 이 새댁의 기쁨이 어떠했을까? 듣는 이의 마음도 아리고 감동이다. 얼마나 신이 나서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

 어른들은 그녀가 어려운 환경에 열심히 노력한 상으로 하늘이 선사한 것이라고들 한다. 그 새댁이 식당에서 글을 아는 척하고 가족들을 속였다면 그런 행복이 과연 얼마나 갔을까? 죄도 아닌 진실을 감추기 위해 계속 가족들을 속이다 보면, 역시 못사는 나라에서 제대로 못 배우고 자라서 그렇다고 더 천대받고 불신의 늪으로 빠져들게 되었을 것이다.

 

7, 80년대 우리나라의 현실이 아마도 지금 그 새댁의 나라와 비슷했지 싶다. 한 쪽에서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피땀을 흘리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민주화가 먼저라고 데모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 혼돈의 역경 속에 지금 대한민국은 기적처럼 세계 10대 선진국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경제발전은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민주화를 이끌었다.

애국활동이나 경제활동은 물론 민주화 운동도 한 나라가 올바로 발전하기 위해 필수적인 일로, 국익과 국가의 성장에 따른 품격을 유지하고, 후손들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일임을 부인할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데모만을 일 삼아 하다가 세월에 뒤 쳐진 일부 운동권들은 남들이 발전한 사회에 발 맞춰 경제문화 활동에 바빠 관심이 없는 국고나 민간인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사회단체들이나 기업에 민주운동의 공이란 명분의 낙하산으로 자리를 차지해 나갔다. 결국은 그들이 규합한 머리 수로 정권도, 국회마저 다수당을 차지하게도 되었다.

 

세상을 피와 땀을 흘린 보람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민주화 운동의 공이라고 남들은 엄두도 못 낼 자리들을 차지하고, 그들이 그토록 사랑한다던 우리 나라의 국민과 국익을 위해 봉사를 했으면 좋으련만, 거의 대부분이 전문성도 깜냥도 안 되고 노력조차도 않으려는 과정에 문제들이 많았다.

지금 고국은 한창 봄 꽃들, 그 중에 진달래보다 늘씬한 철쭉들도 미스코리아 출전이라도 하듯 앞을 다투어 자태를 자랑한다. 하지만 태백산 정상에 올라가면 능선 땅 바닥에 누워 자라는 이상한 "누운 철쭉"이 있다. 영하 25도가 넘는 추위와 태풍에 맞먹는 강풍의 비바람, 눈보라치는 혹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몇 미터씩 늘씬하게 자랄 수 있는 철쭉들이 땅바닥에 바싹 누워 얼어 죽거나 부러지지 않도록 진화를 한 것이다.
그래서 봄을 시샘하는 눈이 더는 안 오는 두 달 가까이 늦은 6월 중순이 지나서야 예쁘게 본연의 꽃을 피워 마치 1500 미터가 넘는 정상에 철쭉 꽃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세상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아는 이들에게 더 더욱 큰 사랑을 듬뿍 받는 것이다. 외국인 새 각시처럼...

어느 세상이나 80% 대중은 최하위 10%를 경계하고, 최상위 10%를 따라 흉내만 내도 원만하게 잘 살 수 있고 국가의 중심 세력이 된다고 한다. 운동권 사회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 다만 그간 일부 좀 많은 대중들이 민주화 운동의 초심을 잃고 하위 10% 들이나 하는 짓들을 하는 이가 많아져 전체 운동권과, 성스러워야 할 민주화 운동 자체를 욕되게까지 한 것이라 본다. 이번 서울과 부산 시장의 보선에 국민들, 특히 운동권 대중들까지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준 결과가 이를 대변했다고 본다.

좌파 든 우파 든 나라와 민족 앞에 국민으로서 각자가 책임져야 할 초심을 상기하고, 노력하여 세상의 흐름에 발맞춰 건전한 국민으로 진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마냥 길지만 않은 인생, 펑펑 울던 새 각시처럼 보람으로 행복한 삶도 살아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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