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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그대로 놓아 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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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영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4-28 08:27 조회1,2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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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783364_kDbF3W28_aa7e4443dfed7b25be251fcd15180cfc1341d992.jpg윤영인/화가 (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회원)

 



 



 


장대를 높이 세워 노끈으로 감아

 


너른 곳에 줄을 만든다.

 


빨랫줄이 완성되었다.

 



 


바람이 넘길까 집게를 집지만

 


자유로이 바람 타고 놀아 보란다

 



 


햇빛 받아 넘실거리다

 


무명 이불보 태양을 가려도

 


반사된 빛이 배어 나와

 


넓은 뜰을 은색으로 만든다

 



 


벌들이 바삐 날아 씨를 만들고

 


바람이 키운 홀씨들이

 


널린 홑청들과 함께

 


먼 그네를 탄다

 



 


기다리면 그네도 서버린다

 


축 처졌던 빨랫줄도 팽팽하고

 


목마른 곳으로 물방울이 날아가니

 


홑청들은 가벼워져 있다

 



 


그것을 걷어 들이고 반듯하게 접어

 


다듬잇방망이로 하나둘

 


두드린 만큼 광나게 펴져 있다

 


이 반반함은

 


오후 내 태양에 그대로 맡겼을 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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