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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지나는 세월과 손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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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7-28 07:11 조회9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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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옥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아들이 결혼하고, 첫 손주들이 쌍둥이 손녀들이라고 알려 왔을 때 놀랐던 기억이 새롭다. 주위에서 가끔 쌍둥이들을 보았지만, 전혀 관심이 없었고, 키우기에 힘들겠다고만 막연히 생각했다. 실제로 쌍둥이 손녀들이 태어났을 때, 상당히 바쁘고 힘이 들음을 절감하였다. 며느리가 일하기에 낮 동안에는 내니(nanny)가 있었지만, 혼자 쌍둥이 아기들을 돌보기에는 역부족임을 알기에 우리 부부가 자원적으로 일주일에 3일 정도는 방문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 아기씩 맡아 돌보아 주었다. 우유를 먹이고, 트림시키고, 재우고, 스트롤러에 태워서 집 근처를 산책하였다. 커져서 걷기 시작하면서 놀이터에도 데리고 가고, 장난감을 가지고 같이 놀기도 하고, 쇼핑몰에 가서 구경하기도 하고, 동화책을 읽어 주며 같이 시간을 보냈다. 비록 유창한 원어 영어 발음은 아니어도 아기들에게 동화책을 영어로 읽어 주고, 한국말 전래 동화는 영어로 번역하여 알려 주면서 읽어 주었다. 일주일에 적어도 3일씩을 만나 보며 온종일 지내는데도, 아침에 손주들을 만나러 갈 때는 오랫동안 못 만났던 것처럼 어서 만나고 싶어지고 보고 싶어 하며 마음이 두근거렸던 기억이 새롭다. 때로는 육신적으로 피곤하기도 하였지만 귀여운 손주 아기들과 같이 보낸 시간은 행복하고 즐거웠다.

 

아들 하나 키웠기에 키워 보지 못한 딸을 키우는 재미를 손녀들을 돌보아 주며 만끽할 수 있었다. 아들 자랄 때에는 옷도 셔츠, 바지 등 단순하고, 장난감들도 레고, 자동차, 스타워즈 피겨, 트랜스포머 등이었다. 여자아이들에게는 옷도 다양하여 드레스, 치마 등 종류도 많고, 예쁘게 장식하는 머리핀, 핸드백, 샌들, 인형 장난감 등 여러 종류가 있어 사 줄 수 있었고, 쇼핑하러 다니는 재미도 있었다. 예쁜 손녀들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같이 지내는 것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손녀들이 태어나고 3년 반 후에 손자가 태어났는데, 그때에는 아예 집에 들어와 사는 내니가 있게 되었다. 낮에 손녀들이 프리 스쿨(Preschool)에 가면 내니가 손자 하나는 충분히 돌볼 수 있어서, 우리 부부는 일주일에 두 번 오후에나 손자를 만나 볼 수 있었다. 내니로 인하여 편하기는 하였어도 손녀들만큼 더 많은 시간을 손자와 보내지 못하였음이 아쉽다. 대신 손자가 유치원 (Kindergarten)에 다닐 때 수업 전에 부모나 조부모가 동화책을 읽어 주는 시간이 있어서 우리 부부가 책을 읽어 주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손자는 어릴 때의 아들과 모습도 비슷하여 흡사 예전의 아들을 키우던 때가 겹쳐지기도 하여 새롭고, 어떤 때는 무의식적으로 손자 이름 대신 아들 이름을 부른 때도 여러 번 있었다.

손주들이 자라서 학교에 다니면서, 일주일에 한 번이나 혹은 두 번 라이드(ride) 혹은 픽업을 하게 되었다. 가끔 우리 휴대폰을 빌려서 엄마에게 카톡으로 문자를 보내기도 하였는데, 타이핑 속도는 물론이고 이모티콘 사용, 영어 실력이 날로 유창하게 늘어나는 것을 목격한다. 수영, 자전거 타기, 태권도, 악기 연주, 글쓰기도 잘한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손주들이 비대면으로 집에서 공부하게 되었고, 이제 Zoom 사용, Hangouts, Messenger 사용도 능숙하여 우리가 손주들보다 더 잘하는 것은 한글, 수학 정도이다. 한글학교도 팬데믹으로 못 다니게 되어 우리가 토요일마다 Zoom으로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할아버지는 손자 (2학년)를 가르치고, 할머니는 쌍둥이 손녀들 (5학년)을 가르친다.

손주들은 책 읽기를 좋아하여 더 어릴 때는 우리가 책들도 가끔 사 주었는데, 워낙 빨리 읽고 많이 읽으니 책사기보다 요즈음에는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중순에 팬데믹이 시작되어 현재 16개월이 된 기간에 손녀들은 수백 권의 책들을 읽었다고 한다. 작은 손녀는 600 내지 800페이지 책을 2일 동안에 다 읽는다고 한다. 큰 손녀는 책을 읽고 review(평론) 을 써서 저자에게 보내어 답신도 받고, "Kids Read It First"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책이 출간되기 전에 평론을 보내어 밴쿠버 도서관 (VPL) 에서 책도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작은 손녀는 벌써 수필이 뽑혀 책에 발표되었고, 시를 많이 쓰고 있다. 글쓰기에서도 우리 부부를 훨씬 능가하여 잘하고 있다. 역시 많은 책을 읽으니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글이 쓰이며, 시가 나오는 것을 옆에서 보며 감탄한다.

최근에는 손주들과 공감되는 대화를 위하여 우리 부부는 손주들이 좋아하는 스타워즈 영화와 부속된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보고 그 속에 나오는 인물들, 사건 줄거리 등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책을 읽으니 손녀들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지혜가 자라며 성숙하는 것을 느끼고 보게 된다. 대화하다 보면 어린이들이 아니라 젊은 청년인 듯싶기도 하다. 손주들을 허락하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하나님의 은혜 안에 손주들이 지혜가 자라며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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