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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문득 다가온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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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영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4-27 06:57 조회8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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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인 (시인, 캐나다 한인문학가협회 회원) 

 

 

       

아픔을 견디고 나온 소리 

환하고 맑음이 들린다 

가볍고 편안한 소리가 

묵혀둔 그늘을 걷어내고 

 

 

마음에 누군가 

이날들이 그리워 다시 온 소리 

찬바람 저만치 보내놓고 

햇빛 받고 나온 향기로움 

해가 떠서 달빛까지 

 

 

열망의 눈빛이 퍼져 

어느 곳을 보고 있는지 

바라보는 곳에 찬란한 숨결 

 

 

힘을 놓아 버린 청아함이 

기억 속으로 나를 데려간다 

 

 

레코드판 올려놓고 

아버지의 하얀 러닝셔츠를 잡고는 

그 품에서 듣던 

송이송이 울리는 

선율에 손가락을 맞추며 

오선에 올라타 날아가도 

향기만 남을 뿐 갈 수 없는 

 

 

대나무 문살의 고리가  

딸각딸각  

문지방을 넘나들며 

웃음꽃 가득 어깨춤을  

창호지에 바람길 만들며

손자국 무늬로 변해 버린 문  

      

 

그 향기의 소리가 

가끔 날 찾아와 

그곳에 있는 듯 흥얼거리다 

아닌 것을 알고는 듣기만 한다 

 

 

벚꽃의 

꽃눈 내려앉을 때면 

그 향기는 바람에 실려 

따스한 마음으로 

희망의 봄날처럼 들려온다  

 

 

아련한 그날이 투명하게  

내 앞에 서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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