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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 [오징어 게임의 배우 양미선 이야기] 9. 불도저에 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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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미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5-04 07:25 조회8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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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출연으로 밴쿠버 중앙일보와 인터뷰로 인연이 시작되었고, 이어서 연기 이야기 중심으로 연재 기회가 주어져 좋은 인연으로 생각되었다. 혹시 연극영화과 진학이나 연기 관련 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들과 소통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재를 이어갈 생각이다. 

 

얼마 전, cgv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 [불도저에 탄 소녀]를 관람했다, 드디어!! 촬영시기가 2020년이었던터라, 개봉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4월 7일 개봉직후 바로 관람하려 하였으나 어쩌다 보니 일정이 맞지 않아서 뒤늦게 보게 되었다. 기다렸던만큼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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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웅 감독님의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는 악에 받친 한 소녀의 폭주를 그린 영화다.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던 혜영에게 어느 날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아빠 본진이 자동차 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뭔가 이상하다. 그러나 의식불명 아빠는 말이 없고, 사고는 의문 투성이고...어린 동생 혜적과 둘 만 남은 상황에서 삶의 터전이었던 중국집마저 잃게 된다. 결국 혜영은 이 모든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고 거짓되고 부당한 현실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다. 어떤 타협도 주저함도 없다. 무모하게 보이지만 불도저처럼 밀고 나갈 뿐이다. 그럴 수 밖에 없고 또 그래야만 하니까...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던 계기는, 내가 정말 믿고 좋아하는 선배님이 캐스팅디렉터로 진행하는 작품이었는데 선배님이 연락을 주셨다. “미선아! 감독님 입봉작인데, 작품이 좋으니까 이 작품은 무조건 해!!” 라고 하셨고, 너무너무 행복했다. 당연히 무조건 하지요. 선배님이 하라는 작품은 어떤 작품이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지요. 하하하하하!!! 그저 선배님께 민폐 끼치지 않게 끔 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잘 해내야 겠다고 다짐할 뿐이지요. 하하하하하!!! “언제나 사랑합니다, 철웅선배님~!” 그렇게 운 좋게 참여하게 되었고, 2020년 5월에 촬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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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의 첫 이미지를 떠올리면 우선은 키가 아주 크다는 것? 거의 190가까이 되는 큰 키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제일 처음 뵌 건 리딩현장이었는데, 그 때는 제대로 뵐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나서 촬영장에서 두 번째로 뵈었는데, 큰 키에 하얀 얼굴, 표정은 아주아주 신중하고 진지한 성향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고, 상당히 젊어보였다. 특히 삭발 헤어스타일과 꾸밈없이 순수하게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얘기를 많이 해 본 것도 아니었는데, 신기하게도 처음 뵙는 감독님이었지만 그냥 처음부터 편안했던 것 같다. 그래서 연기할 때도 마음이 가벼웠다.

 

나는 개인적으로 편안한 사람 앞에서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편이다. 극과 극이다. 누군가를 인간적으로 많이 좋아해도 부끄럽거나 어렵거나 긴장되는 상황이면 극소심 해 지기도 하지만, 정말 편안한 사람 앞에서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다. 박이웅감독님이 그랬다. 나에겐 감독으로서도 편안했지만 인간적으로도 편안함을 느낀 그런 분 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 촬영이 다 마무리 되고 난 후 현장에서 감독님께 인사드릴 때, 밝게 웃으면서 “사랑해요 감독님!!”을 외쳤다. 하하하하하!!! 나의 거침없는 표현에 감독님께서 살짝 당황하셨지만 환하게 웃어주셨다. 유일하게 촬영장에서 뵈었던 감독님께 진짜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던 현장이었고, 비록 내 분량은 적은 단역이었지만, 정말 나에겐 기분 좋은 행복한 경험이었다. 편안하게 그리고 연기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소통 해 주신 감독님께 너무 감사했고, 감독님의 첫 장편 데뷔작인 만큼 정말 진심으로 영화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개봉 전,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너무 반가웠다. 

 

이 번 촬영이 더 남달랐던 이유는, 혜적이 연기를 위해 연기지도를 부탁하여 촬영장에 자주 가 있어야 했다. 다른 현장처럼 내 촬영만 끝내고 개봉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 혜적이 촬영이 있을 때면 학원 수업이 일찍 끝나거나 없을 때 혹은 늦은 밤이라도 필요하다면 촬영장으로 달려갔다. 운전하는 동안에도 현장에 있을 기대감에 즐거웠고, 보통 새벽에 촬영장에 있는 날이 많았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현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 이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사실 나는 혜적이 연기에 도움을 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 왜냐하면 내가 투입되기 전, 그러니까 영화가 크랭크인 되기도 전에 이미, 혜적이를 캐스팅 했던 철웅선배님께서 혜적이 연기 지도를 다 해 놓은 상태 였고, 영화촬영이 시작되면서 부터는 감독님께서 어린 혜적이가 잘 이해하고 연기할 수 있게 끔 지도해 주시고 기다려 주신, 그런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가끔씩 현장에 가서 혜적이를 괴롭히는 정도(?) 하하하하하!!! 그럼에도 크레딧에 '혜적이 연기지도 양미선' 이렇게 올려 주셔서 얼마나 민망하였는지......하하하하하!!! 감독님과 선배님의 공을 내가 가로챈 느낌..? 연기지도로 크레딧에  올려진 걸 보고 너무 깜짝놀랐고, 감사했고 또 감동이었다. ㅠㅠ

 

사실 극장에 앉아서 영화를 보는데 너무 아쉬움이 컸다. 감독님께서 그리고 많은 스탭들이 고생해서 진심을 다해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객석에는 셀 수 있는 정도의 관객만 있을 뿐이었다. 코로나만 아니었더라면 이렇게 좋은 영화를 더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있었을텐데...하는 마음에서 오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영화를 보고 나오는 발걸음이 조금 무거웠다. 하지만 충분히 관객들에게 감독님의 진심과 열정이 분명히 전달되었으리라 믿는다. 각본까지 감독님이 직접 쓰셨는데 개인적으로 아빠 본진과 혜영의 마음이 너무 잘 이해되어 상황몰입이 잘 되었고, 중후반부 몰입도가 특히 좋았다. 게다가 불도저 출현의 무게감도 좋았고, 무모한 발악이지만 그렇게라도 끝까지 갈 수 밖에 없는 그 상황이 너무 슬퍼서 또 마음이 아팠다. 눈물이 많이 흘렀는데 그러나 억지로 감정을 끌어내는 그런 것이 아니어서 더 좋았다. 박혁권선배님을 비롯한 주연배우들의 연기도 다 너무 좋았지만, 내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스스로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왜 그렇게 눈을 많이 깜빡거리는지....쩝...하하하하하!! 그래도 다시금 촬영장에서의 행복했던 추억이 떠 올라 기분좋았다.

 

현재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가 상영중이지만, 벌써 내릴 준비를 하고 있어 아쉽다. 감독님께서 오랜 시간 준비해서 이뤄낸 멋진 결과물인 만큼 극장에서 내려가기 전 모쪼록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감독님께서 곧 극장에서 내려갈 당신의 영화를 보면서 “오래 간직하고 애써서 만들었지만 이제 보내줘야겠다” 생각하며 보셨다던, 감독님의 그 말이 생각나 또 마음이 짠하다. 나는 배우로서 작품에 참여하지만, 감독으로서 당신의 작품을 마주하는 느낌은 분명 또 남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애써 주셨는데, 더 많은 관객들께 보여드리지 못해 미안한 마음” 이라고 말씀하셨던 감독님의 순수하고 따듯한 마음 그리고 그런 깊은 진심이 분명히 영화로서 충분히 전달되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어찌 보면 감독님이 그린 혜영도 아직은 너무 순수했기에 그렇게 무모하게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앞으로 감독님께서 감독으로서 이루고자 하시는 많은 일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모두 다 완성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란다. “사랑해요, 감독님~!!^^ 그리고 늘 응원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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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양미선 (인스타@yangmiseon_claire)

일러스트 이재빈 (인스타@woq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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