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정원] 문화의 힘 > LIFE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LIFE

문학 | [문예정원] 문화의 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재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5-04 07:28 조회597회 댓글0건

본문

758783364_VN1QtqTH_bceabc8dfda1bada00ae748174242d44c97b54df.png정재욱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김구 선생님이 ‘나의 소원’이라는 책에서 하신 말씀이다. 지금 한국문화가 김구 선생님 말씀대로 전세계로 위상을 떨치며 ‘문화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영화, 게임, 웹툰, 음식 등 문화 전반에 걸쳐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문화에 열광하고 환호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기생충’, ‘오징어 게임’에 이어 2022년 올 해 큰 반향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애플 티비에서 방영되는 ‘파친코’이다. 일제 강점기로 부터 4대에 걸친 처절하고, 굴곡진 한 가족의 삶을 다루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역사가 세계인들의 관심과 공감을 사고 있다. 원래 원작은 이민진 작가가 영어로 쓴 소설 ‘파친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나는 이미 소설을 읽은 터라 드라마로 만들어 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영상으로 펼쳐질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800억이라는 거대한 자본이 들어가고, 이곳 밴쿠버에서 촬영을 했고, 수 십명의 전문가들의 역사고증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관심과 기대가 큰 드라마였다. 세계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 드라마가 아니었다면 한국의 역사에 대해 잘 몰랐을 것이다. 

 

    이민진 작가도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1.5세대이다. 작가가 살아온 인생이 우리가 지금 타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삶이 비슷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느껴졌다. 이민진 작가가 하버드를 방문해 학생들과 대화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중에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한 학생이 어떻게 하면 소설을 통해서 일본인들과 재일 한국인들의 간극을 메울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용서와 화해는 힘들지만 드라마를 통해 시도하는 것은 역사에 대해 정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본은 아직도 자신의 역사에 대해 정직하지 못하다. 우리가 우리 역사에 대해 정직하다면 화해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참 공감이 가는 답변이었고, 이 드라마 한 편으로 조금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 한국 유학생의 한 마디에 작가는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가 힘들게 학원을 운영하면서 수 십만 달러를 들여 자신을 하버드로 유학을 보내셨는데, 딸로서, 작가로서 당신의 경험을 통해 어떻게 어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할지 묻는 질문을 했다. 이민진 작가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는 어머니는 정말 자랑스러워할 거라고, 여기 있는 작가를 울게 만들었다고 대답했다. 참 바르게 자란 학생도 그렇고, 작가이자 어머니이기도 한 작가의 마음이 진한 감동을 주었다.  

 

     ‘파친코’ 처럼 나도 다른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처음으로 알게 된 예가 있다. ’연을 쫓는 아이들’이란 소설과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관심을 전혀 갖지 못했을 것이다.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는 지금도 아프가니스탄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있으며, 자신의 재단을 만들어 아프가니스탄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이처럼, 소설이나 드라마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고, 사람들에게 관심과 공감을 갖게 해 주는 건 문화의 힘인지도 모른다.

 

    서두에 김구 선생님의 ‘문화의 힘’을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식민지 시대에 일본이 우리의 문화를 말살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 우리의 문화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어떤 민족주의나 이념이나 정서도 무너뜨리고, 하나가 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고, 사람들 개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정말 크다. 한국문화가 세계를 주도하는 것을 보며 자랑스럽고 뿌듯함을 느끼며,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다시금 갖게 한다. 문화는 많은 것을 변화시켜 준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공감하게 만든다. 드라마 ‘파친코’는 또 하나문화의 힘, 대한민국 한류 열풍의 주인공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파친코’ 에 소설에 나오는 첫 구절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이 다시 한번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뼈아픈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꿋꿋이 견디며 자신의 삶을 살아온 주인공의 모습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캐나다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내 삶도 후대에 기억될 수 있는 이야기의 한 부분이 되었으면 한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LIFE 목록

Total 5,757건 1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