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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 [오징어 게임의 배우 양미선 이야기] 10. 잊을 수 없는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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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미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5-18 08:15 조회7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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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출연으로 밴쿠버 중앙일보와 인터뷰로 인연이 시작되었고, 이어서 연기 이야기 중심으로 연재 기회가 주어져 좋은 인연으로 생각되었다. 혹시 연극영화과 진학이나 연기 관련 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들과 소통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재를 이어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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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OCN에서 2020년 7월부터 총 12부작으로 방영되었던 류승진, 이승훈 연출의 드라마 [트레인] 에서의 연기 경험을 얘기해 볼까 한다. 드라마 [트레인]은 평행세계와 관련한 이야기다. 살인사건이 있던 밤, 순간의 선택으로 갈라진 두 개의 세계!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연쇄살인에 개입하는 형사의 평행세계 미스터리.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보다보면 몰입해서 보게 된다. 그리고 정말 존재할 수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 평행이론을 이해한다고 해도 실제 경험하지 않는 이상 믿을 수 없는 일 인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체에서도 실제 다른 시대를 경험했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기에 완전히 부정할 수 만은 없는 일이라 존재여부가 정말 궁금하다. 그런 이야기를 풀어낸 드라마였기에 좀 더 생각하면서 몰입해서 봤던 것 같다. 

우리 학원 에이전시 캐스팅 디렉터로 계시는 김상익차장님이 캐스팅 해 주셨던 작품이었는데, 당시 신경쇠약증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의 연기를 보여줘야 해서 어려울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오히려 연기적으로 표현할 것이 많을 것 같아 나는 너무 좋았다. 대사는 거의 없는 역이었지만, 어린 자식을 향한 아픈 고통에 대해 눈물연기도 필요했고, 신경쇠약증에 걸린 상태로 밤골목을 걸어가는 장면도 그랬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장면도 그렇고 연기적으로 표현해야 할 것들이 많은 배역이었다. 어쩌면 이렇게도 내 이미지에 딱 맞는 배역을 주셨는지!!! 하하하하하!!! 대본을 보자마자 촬영이 너무 기대되고 기다려졌다. 언제나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차장님~!! ^^ 

 

죽는 장면은 곧 촬영 끝이란 말이기에 계속 살아서 나오고 싶지만... <오징어게임> 에서도 죽었고, <넷플릭스 킹덤 시즌1> 에서도 역시나 죽었고, <트레인> 에서도 또 그렇게 죽어야 했다, 아쉽지만. 개인적으로 드라마 [트레인]은 분위기도 그랬고 아주 섬뜩하게 잘 드러나지 않았었나 싶다. 어두운 밤 골목 장면을 찍을 때에는 보슬보슬 비도 내렸기에 음산한 공포 분위기가 더 잘 느껴졌다. 

 

내가 나오는 해당 장면의 촬영은 총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석민준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이 먼저 촬영 되었고, 납치되는 골목 장면은 하루 지나서 촬영 되었다. 내가 맡은 배역은 '황희경'이었다. 그동안 몇몇 단역으로 연기하는 동안 배역으로서 이름이 있는 배역을 연기한 건 이번이 최초였다. 하하하하하!!! 보통의 단역들이 그러하듯, 기생1/중국인손님2/세신사3...이렇게 명확한 이름이 없는 배역으로만 연기하다가 '황희경'이라는 이름을 받았을 때 나름 기분좋은(?) 하하하!!! 납치 되어 결국 죽임을 당하지만 배역의 이름이 있다는 건 나의 연기 역사상 대단한 발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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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쇠약증에 시달리고 있던 '황희경'은 석민준의 정신과 상담환자였다.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닮아있다고 생각하여 분노한 석민준은 깊은 밤, '황희경' 집 앞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황희경'이 골목을 지나치는 순간 석민준에게 납치를 당하게 되고, 아무도 없는 갇힌 공간에서 목이 졸려 공포에 떨며 살려달라고 발버둥치지만 결국 처참하게 죽고 만다.』 이 상황을 연기하는 것이 나의 임무였는데, 목이 졸려 죽는 장면은 이승윤감독님과 촬영했고, 석민준 정신과에서 상담하며 울어야 했던 장면과 골목길 밤 촬영은 류승진 감독님과 함께 했다. 한 작품에서 나는 두 분의 감독님과 작업을 한 것이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신선했다. 두 분 모두 너무너무너무 좋은 분이셨고,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기에 촬영하는 동안 몰입해서 즐겁게 재밌게 연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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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류승진 감독님과의 촬영이 인상적이었는데, 너무 따뜻한 면모를 지니고 계신 것 같았다. 촬영이 다 끝나고 내 목소리를 녹음해야 해서 몇몇 스탭분들만 남아있었는데, 그때까지 감독님께서도 자리를 뜨지 않으시고 다 기다려주시고 인사까지 건네주셨다. 그렇게 마지막 녹음까지 다 마무리하고 나서 감독님과 함께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 때 감독님께서 해 주신 말씀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지난번 촬영 때 열연하셨다고 들었는데, 오늘도 또 이렇게 잘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고생많으셨어요!!” 감독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며 환하게 웃어 주셨다. 연기자로서 너무너무 보람되고 벅찬 순간이었다. 사실 감독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부분임에도 꺼내 말씀해 주신 점, 단역 배우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여주신 점!!! 너무너무너무 감동이었다. 

 

누구나 감독님을 뵈면 참 좋은 분이시구나...라고 느낄 것이다. 정말 선한 이미지의 얼굴을 하고 계신다. 잘 웃어주시고, 따뜻하게 바라봐 주시고, 목소리도 너무 온화하시고...그런데 마음까지도 너무 따뜻한 분이셨다. 배역의 크고 작음을 떠나 배우를 진심으로 존중해 주고 계신다는 느낌(?) 너무 좋았다. 감독님 덕분에 그 날의 육체적 피로가 확 사라지는 행복을 경험했다. 언젠가 꼭 한 번 감독님과 인연이 되어 다시 촬영하는 날이 올 수 있게 된다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하며 행복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그 날 부끄러움에 제대로 다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진심으로 너무 감사했다.그 날 감독님께서 해 주셨던 그 말씀은 앞으로도 절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감독님!! 늘 건강하시고 앞으로 감독님의 많은 작품들, 응원하겠습니다!!”

 

그동안의 촬영을 쭉 돌이켜 보면, 나는 참 감독님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는 어떨 지 모르겠지만(?) 하하하하하!!!!! 영화/드라마 모두 다 너무 좋은 감독님들과 좋은 작품으로 행복한 작업들을 했었기에 늘 그 시간들이 나에겐 선물 같은 느낌이다. 이런 기회들이 나에게 주어졌다는 것에늘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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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양미선 (인스타@yangmiseon_claire)

 일러스트 이재빈 (인스타@woq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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