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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새 것과 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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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의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6-01 07:03 조회7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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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783364_h2o8KCTY_0b3999be97c05206bd44f2ce70ca3b2d3725e567.png김의원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새 것 ”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항상 마음이 끌린다. 어렸을 때 형 밑에서 자라면서 늘 형이 쓰던 것을 써 와서 언제나 새 것을 쓸 수 있을까 원하던 기억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새 옷, 새 책, 새 가방, 새 집 등 물질적인 것에 국한되었던 새 것이라는 개념이 자라면서 범위가 넓어져, 새 학교, 새 친구, 새 동네, 새 기술 등 주위 환경 및 공간적인 것뿐 아니고, 새 마음, 새 생각 같은 정신적인 것에도, 또 새 시간, 새 날, 새해, 새 시대 등 시간적인 개념도 포함이 되어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즉 “새”라는 말은 구체적인 것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추상적인 것에도 적용된다. 또한 “새롭게 하다”, “새로워진다.” 등 에서와 같이 형용사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고 동사로도 쓰인다.

 

   성서에서 전도자는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가 있기 오래전 세대 들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전도서 1: 10-11)이라고 갈파하고 있는데 이 말씀은 존재론적 입장에서 하신 말씀이다. 해 아래에 존재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개인 입장에서 볼 때 처음 보거나, 처음 듣거나, 처음 먹거나, 처음 깨닫거나 하는 것은 모두 새로운 것이다. 세상은 과거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온통 새로운 것으로 채워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삶이란 새로운 것을 만나고, 찾고, 이해하며, 대처해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어떻게 이 과정을 지나며 사는 가에는 많은 개인차가 있고 인생의 행, 불행은 이 새로움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예수님은 새로운 것에 대한 비유로 새 옷에서 한 조각을 찢어 낡은 옷에 붙이는 자가 없고, 만일 그렇게 하면 새 옷을 찢을 뿐이요 또 새 옷에서 찢은 조각이 낡은 것에 합하지 않다고 하시면서,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가 쏟아지고 부대도 못 쓰게 되리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할 것이니라. 묵은 포도주를 마시고 새 것을 원하는 자가 없나니 이는 묵은 것이 좋다 함이니라.”라는 비유를 들려준다. 새 옷과 헌 옷에 대한 비유는 곧 이해가 된다. 하지만 포도주에 관한 것은 금방 이해가 안 간다. 아마도 필자가 포도주 문화에 익숙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막연하게 좋지 않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포도주 문화가 배인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심도 있는 비유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새 조각 헌 옷의 경우는 미관상의 문제이지만 포도주 문화에 젖은 사람들에게는 삶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즉 포도주도 잃고 부대도 잃는다는 사실이다. 옛 구습과 율법에 억 매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한탄하시면서 39절에 보면 “묵은 포도주를 마시고 새 것을 원하는 자가 없으니 이는 묵은 것이 좋다 함이라”라고 묵은 것이 좋다고 고집하고 고수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하시는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캐나다에서 30여 년간 통신 기술 분야에서 일하다가 은퇴했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에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새로운 통신 기술로 인하여 사회 전반에 놀라운 변화가 있었음을 실제로 느끼리라 믿는다. 특히 통신 분야는 일상생활과 직결되어 모두가 엄청난 발전이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내가 근무하던 통신연구소에서 1988년 말에 다운타운 호텔에서 전 직원이 참석하는 파티에 당시 유명했던 미국인 미래학자 (이름을 잊어버림)를 특별강사로 초청한 일이 있다. 인터넷 나오기 훨씬 전이다. 그는 통신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한 동네 (Village)같이 될 것이라고 했고 거리와 관계없이 같은 기호를 가진 사람들이 그룹을 만들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소위 “Global Village”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이야기했다. 나는 기술 문제는 해결이 될 수 있지만 경제적인 면에서 도저히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Global Village (지구촌)”가 이뤄졌고, 지구상 모든 사건을 실시간으로 마치 우리 동네에서 일어난 것 같이 알고, 세계 어디에서 살든 필요하면 언제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기술, 방법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막대한 피해를 불러오는 사례를 봤다. 예를 들면, 세계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한 통신기기 회사였던 캐나다의 Northern Telecom, 이동 전화기로 한때 전 세계의 “Professionals”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RIM (Research In Motion)의 제품인 Black Berry (오바마 대통령도 사용했음)도 이제 사라졌다. 누구나 다 아는 Kodak Company가 파산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진실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절실하게 느낀다. 새로운 것을 배척하며 옛 것으로 산다면 의미 없는 삶이 될 뿐 아니라 그 피해가 막심할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받아들이고, 깨달으며 실행에 옮겨 풍성한 삶을 누리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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