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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 [오징어 게임의 배우 양미선 이야기] 11. 선물같았던 세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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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미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6-01 07:18 조회8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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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출연으로 밴쿠버 중앙일보와 인터뷰로 인연이 시작되었고, 이어서 연기 이야기 중심으로 연재 기회가 주어져 좋은 인연으로 생각되었다. 혹시 연극영화과 진학이나 연기 관련 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들과 소통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재를 이어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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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업으로서 얘기를 꺼낸다면 당연히 김석윤감독님을 빼놓을 수 없다. 왜냐하면, 너무 운 좋게 또 감사하게도 [송곳][눈이부시게][로스쿨] 이렇게 세 작품이나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석윤감독님과의 작업은 정말 나에게 있어 너무나도 큰 선물이다. 물론 [불도저에 탄 소녀] 편에서 언급되었던 철웅 선배님께서 캐스팅 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 철웅 선배님!! ^^그리고 아름과장님도 빼놓으면 안돼안돼!!! 철웅선배님과 함께 캐스팅을 해 주고 계시기 때문에 늘 두 분께 감사한 마음뿐이다. 사랑합니다~ 철웅선배님, 아름과장님!!!

 

김석윤감독님과의 작업은 모두 말 할 필요 없이 너무 좋다. 우선 아주 훈남이시고(?) 하하하하하!!! 현장에서의 진행흐름도 아주 빠르시고, 분위기도 재밌게 이끌어주시고, 배우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시니 더 바랄게 뭐가 있겠는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배우가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게끔 하면서도 편안하게 해 주시는 능력이 있으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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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과의 첫 작품은 [송곳] 이었다. 2015년 10월부터 12부작으로 방영되었던,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JTBC드라마다. 내가 맡은 배역은 (주)삼진산업이라는 공장의 조장역이었는데 대학동기를 상대역으로 만나 연기하는 재밌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연기를 쉬고 있는 상태였던터라 오래전에 참여했던 [야인시대] 와 [하모니] 이후, 반가운 촬영의 기회였다. 

 

그 기회는 참 우연히 찾아왔다. 우연의 기회를 말하자면 철웅선배님과의 인연의 시작을 먼저 얘기해야 하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처음에는 누구인지도 몰랐다. 내가 연기를 쉬고 있는 상태라서 캐스팅디렉터를 찾아다니며 프로필을 돌리는 상황도 아니었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에 철웅선배님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저 가끔씩 학원에 오는 분이라서 그냥 친절하게 인사를 하는것이 전부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캐스팅 디렉터이고, 우리학교 선배님이라는 사실을 알고나서 너무 반가워 선배님이라고 호칭하며 인사드리기 시작했다. 학번이 다르다보니 학교에서는 뵌 적 없었지만, 외부에서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선배님을 만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 동지애(?)같은 그런느낌때문이랄까? 뭔지모를 든든함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다 알고 있었던 사이같은 그런 반가움 말이다. 나에게 선배님은 그랬다. 그래서 항상 진심으로 반가웠고 선배로서 진심으로 좋아했고 그래서 뵐 때 마다 진심으로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드렸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님께서 나를 부르시더니 말씀하셨다. [송곳] 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원작이 웹툰이고 조장이라는 배역이 있는데 웹툰에서의 이미지가 나와 너무 똑같으니 연기해 보라고 하셨다. 당시 선배님은 내가 연기를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고, 나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상태였다. 인사만 했던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충분히 캐스팅하기에 불안할 수 있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캐스팅 해 주셨다. 너무 감사하고 또 행복했다. 그렇게 선배님과의 첫 작품을 시작하게 되었고, 김석윤감독님도 뵐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저 오며가며 인사 드린 것이 전부였는데, 그 인연이 디렉터와 배우로 연결된 것이다. 참으로 인연은 신기하다. 그 인연의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렇게 감사함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촬영장에 도착한 나는, 마냥 행복했다. 의상을 입는 것도, 메이크업을 받는 것도, 연기를 하는 것도 놀이터마냥 재미있었다. 당연히 긴장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미 나는 어떤 현장이든 촬영장에 가는 전 날 밤이면 잠이 오지 않는다. 혹시라도 내가 실수해서 민폐를 끼치면 어쩌나...대사를 잊어버리면 어쩌나...그런 생각들로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장에서 화장실 때문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는 생각에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혹시라도 촬영하는 도중에 배탈이 나거나 하면 큰 문제가 생기니 그런 문제를 방지하고자 아예 굶어버리는 것이다. 하하하하하하!!!!!! 

먹더라도 배고픔을 달래는 정도의 최소한의 음식만 섭취한다. 나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대다수가 그렇지 않을까 싶다. 현장에서 만난 선배님도 나와 똑같은 상황에 공감했다. 그러나 촬영에 들어가는 순간 그 역할을 문제없이 해냈을 때 현장은 놀이터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행복하고 재밌고 즐거울 수가 없다. 집에 가기도 싫고 현장에서 살고 싶으니 말이다. 하하하하하!!! 

 

한 장면을 끝내고 다음 촬영 장면을 준비하느라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걸 보고 있었는데,감독님께서 내 옆으로 오시더니 “자기는 진짜 조장같다!! 이런 일 하고 있는거 아니야?” 하며 웃으셨다. 하하하하하!!! 공장의 조장배역으로 갔으니 조장같다라는 말은 최고의 칭찬이 아닌가? 하하하하하!!!! 너무 재미있고 기분좋았다. 식당 장면에서 질문하며 의견도 물어봐 주시고, 호탕하게 웃으며 사기를 높여주시는 감독님. 그렇게 기분좋은 첫 촬영을 끝내고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당연히 감독님과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겠지...라고 아쉬워하면서...

 

그런데 꿈처럼 두 번째 촬영의 기회가 또 찾아왔다.  2019년 2월부터 12부작으로 방영되었던 너무 훌륭하고 좋은 작품, 김혜자 선생님의 수상소감으로도 유명한 JTBC [눈이부시게] 다. 드라마 [눈이부시게] 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다. 백상예술대상에서 [눈이부시게] 김혜자 역으로 김혜자 선생님께서 대상을 수상하셨는데, 인상적이었던 수상소감을 잊을 수 없다. “삶이 한 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또 해질무렵 우러나오는 노을의 냄새...어느 한 가지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부시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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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훌륭하고 아름다운 작품에서 나는 너무 운 좋게도 김혜자선생님과 정영숙선생님과 상대역으로 연기를 하였으니, 얼마나 꿈 같은 일인가? 마트 직원으로서 두 분과 번갈아 가며 연기를 했는데, 처음 뵈었을 때 두 분 모두 너무 대선배님이시다보니 어려워서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바로 연기를 시작했다. 버릇없이 보일 수 있었겠지만 나의 진심은 사실 그랬다. 너무 높은 대선배님 앞에서 상대역으로 연기 하려다 보니 실수하지 않기 위해 더 집중하려고 그랬던 것 같다. 이렇게 연륜이 깊은 선생님들과 언제 내가 또 연기를 해 보겠는가? 참으로 운 좋은 날이었고, 행복했고, 감사한 날이었다. 촬영을 다 끝낸 뒤 소심한 나는, 선생님들께서 촬영때문에 피곤하실텐데 인사드리면 귀찮아 하실 것 같아 고생하셨다는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돌아왔다. 어쩌면 버릇없이 보셨을 것 같아 늘 마음에 걸리지만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문제를 또 혼자서 소심하게 고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하하하하! 아무튼, 그렇게 [눈이부시게] 촬영을 내 마음안에서만큼은 눈이부시게 끝냈다. ^^ 그 날은 촬영장에 철웅선배님도 있었기에 연기하기에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더 즐거웠고, 선배님덕분에 감독님께도 편하게 인사드렸다. 그 당시엔 내가 운전을 하지 않았던 상황이라 집으로 돌아오는 교통편이 참 곤란했었는데, 철웅선배님이 같은 방향이니 미선이 같이 태우고 가라고 했다면서 학교 선배님께서 집까지 바래다 주셨다. 집으로 돌아와서야 긴장되었던 마음이 풀리는 느낌이었지만 하루하루가 늘 촬영하는 날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21년 4월부터 16부작으로 방영되었던 JTBC 드라마 [로스쿨] 에서 김석윤감독님과 한 번 더 만났다. 최동훈감독님이나 봉준호감독님처럼, 김석윤감독님 역시 사단이라고 불리워지는 배우들이 있다. 감독님작품에 꾸준하게 캐스팅되어 나오는 주/조연 배우들 말이다. 마치 내가 김석윤감독님 사단이라도 된 듯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하하하하하!!!) 기적처럼 3번째 작품을 함께 할 수 있게 되다니...정말 영광이다. “그 기적을 우리 철웅선배님께서 만들어 주셨답니다. 내사랑철웅선배님!!! ㅠㅠ 아~~ 선배님의 사랑은 신비하고 놀라워라~오~크신 사랑!!! 하하하하하!!!!” ^^

 

[로스쿨]에서는 강솔A역으로 나오는 배우 류혜영씨 상대역인 은행직원으로서 연기했다. 현장에서 감독님을 3번째 뵈니 그렇게 반가울 수 가 없었다. 감독님도 편하게 해 주시려고 농담해 주셨는데 너무 감사했다. 은행직원 유니폼을 입고 촬영 대기하는 중에 감독님께서 웃으면서 스태프분들께 “양미선님이 [송곳] 이랑 [눈이부시게] 에 나왔었는데 어떤 배역이었는지 아는 사람?” 다들 그 질문에 답하려고 생각하고 있는 그런 상황을 마주하고 있으려니 정말 감사하면서도 너무 민망했다. 하하하하하!!! 사랑합니다, 감독님!! 그렇게 웃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주셨다. 그리고 류혜영씨와 리허설을 간단히 해보자 해서 함께 대사를 맞추러 갔는데, 우리 둘이 어색해 하고 있으니 감독님께서 류혜영씨한테 “둘은 잘 모르지? (나를 가리키며) 우리는 친한데!! 우리 친해!” 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그런 농담에 혜영씨와 내가 웃으면서 편해질 수 있었다. 감독님을 뵐 때 마다 느끼는 건데, 정말 배우들을 편안하게 이끌어 주신다. 긴장 풀고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해 주신다. 감독님 덕분에 또 그렇게 즐겁게 연기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다만, 스스로 아쉬웠던 점은 소리만 필요한 대사가 있어서 3번 반복해서 연기했었는데, 그 때는 감독님께서 같은 대사를 명확하게 잘 한 대사로 쓰려고 하시는 줄 알고 같은 느낌으로 3번을 연기했다. 그런데 촬영을 마치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다 다른 감정을 원해서 3번 녹음을 하려 하셨던 의도였던 것 같다. 각자 다른 감정을 녹음해서 제일 적절한 것으로 쓰려고 하셨던 것 같은데 그 의도를 내가 제대로 파악해 내지 못한 것 같아 스스로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감독님과의 촬영은 늘 즐겁고 행복하고 놀이터에 놀러 온 느낌이라 늘 편안하고 좋다. 그렇게 3번째 감독님과의 촬영을 마무리했다. 촬영 후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 누워 생각했다. 너무 재밌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감독님과 촬영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3작품을 같이 했다는 것 만으로도 진짜 행운이지...그런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그동안의 감독님과의 촬영을 추억하며 나는 늘 행복할 것이다. 

 

“김석윤감독님!! 말끔하게 잘생긴 훈남형 오라버니같은 감독님!!! 하하하하하!!!!! 기적같은 3번의 인연을 추억하게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독님과의 현장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정말 배울 점도 너무 많았고, 즐거웠고, 놀이터처럼 편안했습니다. 소중하고 값진 경험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늘 건강하시고, 언제나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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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양미선 (인스타@yangmiseon_claire)

                                                           일러스트 이재빈 (인스타@woq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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