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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 [오징어 게임의 배우 양미선 이야기] 12. 기대 대작 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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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미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6-30 08:16 조회8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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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출연으로 밴쿠버 중앙일보와 인터뷰로 인연이 시작되었고, 이어서 연기 이야기 중심으로 연재 기회가 주어져 좋은 인연으로 생각되었다. 혹시 연극영화과 진학이나 연기 관련 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들과 소통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재를 이어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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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두번째, 열 두개 이야기 중 마지막 에세이다. 그래서 오늘은 마지막 이야기인 만큼,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작 [외계+인] 촬영장에서 있었던 일화를 담아보려한다. [외계+인] 은 총2부로 제작된, 7년만에 돌아온 최동훈감독님의 신작이다. 2022년 07월 20일 드디어 [외계+인] 1부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고려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로 소개되고 있는데, 과거 감독님의 작품 [전우치]를 기대이상으로 재밌게 본 사람으로서 너무 기대되는 작품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형식의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라 [전우치]는 스토리만 보고 크게 기대하지 않고 봤던 영화다. 그런데 그야말로 기대이상이었다. 이걸 이렇게 푼다고? 와 너무 신선한데? 감탄하며 여러번 정말 재밌게 봤던 영화다. 그래서 이번 [외계+인]에서는 감독님께서 또 어떤 말도 안 되는 상상력을 불어넣었을지 기대되고 또 기대된다. 

 

글을 쓰기 전, 유튜브에서 [외계+인] 1부, 제작보고회를 먼저 보고왔는데 감독님은 “저의 어린시절을 재밌게 만들어 준 외계인이라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싶었다” 면서 “청춘의 마지막을 바친 영화”라고 소개하셨다. 그러면서 관객분들께 “별처럼 아름다운 재미를 선사해 주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어쩜 말씀 하나하나가 시적이고 그렇게도 진정성이 묻어나는지...내가 촬영장에서 본 감독님 모습 그대로 였기에 제작보고회를 보는 동안 촬영장의 행복함이 다시금 떠올랐다. 

 

나에게 있어 최고 행운의 잭팟을 터뜨린 순간을 떠올려 보라 한다면, 감독님 작품 오디션에서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그 순간이 아닐까 싶다. 캐스팅디렉터 박시현차장님 연락으로 오디션을 볼 수 있었는데, 차장님 덕분에 오디션을 봤고, 최동훈 감독님 작품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그 감사함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5회차 촬영이라는 소식도 나에게는 너무 큰 기쁨이었다. 보통 1/2회차 촬영이 전부였던 나에게 5회차 촬영이라니......물론 촬영 전 불필요한 장면이 삭제되면서 3회차로 줄어들었다는 소식을 들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최동훈감독님 작품에 참여하는데 그게 무슨 대수이겠는가...? 참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설레고 흥분되는 일이고, 큰 행복이고 기쁨이지. 내가 꿈을 꾸고 있는건가? 스스로 믿어지지 않았던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첫 촬영이 시작되었고 촬영을 위해 분장실에서 준비중이었는데, 분장실 거울 속에 개구쟁이 같은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시며 감독님이 나타나셨다. 에너지 가득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우와 멋있는데요~!!?” 배역으로서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시더니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다. 와...내가 너무 좋아했던 감독님이 지금 내 눈앞에 계시다니...직접 오셔서 인사도 먼저 건네주시고...매체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시다...너무 좋은 분 같다...이것이, 감독님을 처음 뵌 나의 소감이다. 딱 봐도 좋으신 분!!! 그래서 기분이 참 좋았다. 오늘 촬영 긴장 없이 잘 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감독님은 너무너무 좋으셨는데...내가 문제였다. 리허설을 보더니 인물조감독님이 “감독님은 대사 빠르게 하는걸 좋아해요.” 라며 팁을 주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아, 감독님께서 내 연기가 마음에 안드셨나보다...큰일났네...어쩌면 좋지? 대사를 빠르게? 아...난감한데...그리고 잠시 뒤, 기다렸다는 듯 감독님께서 조금만 빠르게 대사를 쳐달라고 말씀하셨다. 점점 더 빠르게 빠르게...하하하하하!!! 예상하지 못한 빠른 대사 처리에 머리속이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과거 최동훈감독님과 작업했던 배우분들 중, 대사를 빠르게 하라고 해서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말했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게 이거였구나....올 것이 왔구나...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이유인즉슨, 정작 그것은 생각도 못했고, 그것을 염두에 두고 연습을 하지도 않았고, 집에서부터 그렇게도 대사를 외우는데 입에 잘 붙지 않아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대사가 많지도 않았는데 벼락치기로 대사를 외웠으니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다. 내가 대사를 달달달달 완벽하게 외웠다면 감독님께서 어떤 피드백을 주시든 다 수용하고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대사가 머리속에서 가물거리다 보니 빠르게 해 달라는 감독님의 대사 속도를 제대로 살릴 수 가 없었던 것이다. 대사가 기억이 나지 않으니 막히고 또 막히고...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순간이었다. 너무 창피했다. 스스로에게 화가 나다 보니 정신적으로 정지상태가 되어 한 번은 액션소리도 듣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기도 했다. 참담했다. 양미선!! 너라는 배우가 얼마나 바보 같으면 감독님 요구사항 하나도 제대로 소화를 못해낼까...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났고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께서는 '괜찮은데? 잘했는데?' 라며 응원해 주셨지만, 나는 나 스스로 대사를 잊어버리고 디렉션을 제대로 소화해 내지 못했다는 실망감에 감독님께도, 상대 배우분들께도, 현장 스탭분들께도... 너무너무 죄송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제대로 민폐를 끼쳤다. 정말 즐거운 촬영이 될거라고 생각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내가 다 망쳐버린 기분이었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자마자 분장도 지우지 않고, 밥도 먹지 않고, 서둘러 차를 몰고 현장을 빠져나왔다. 차안에서 “바보다... 어쩜 연기를 그렇게 바보같이 하고 있을 수 있니...니가 연기자니...뭘 한거니...도대체 어떻게 대사를 잊어버리니...빠르게 하라는 거 하나를 왜 제대로 소화못하니...” 계속 중얼거리고 또 중얼거렸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 컸다. 그렇게 감독님 작품 합격했다고 좋아하고 신나했으면서 준비를 고작 그정도 밖에 하지 못했다는 것이 스스로 너무 화가 났다. 

 

그런데 다음날인가...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담당PD님이라고 하셨는데, “어제 밥도 안 드시고 그냥 가셔서 감독님께서 걱정된다고 전화해 보라고 하셨어요.” 라고 말씀하셨다. 우와...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이렇게 감동을 주셔도 되는 것인가? 전화를 끊고 정말 눈물이 흘렀다. 나는 원래 감정표현이 큰 사람이라서 감동도 크게 받는 편이다. 작은 감동에서도 감정표현이 큰 스타일인데 감독님께서 저렇게 배려해 주시고 마음 써 주셨다는 걸 알고 어떻게 눈물이 나지 않겠는가......진심으로 너무 감사했다. 사실 그 전까지는 현장에 다시 어떻게 가야 하나...마음이 불편했는데, 그 전화 한 통에 다시금 용기를 얻었다. “그래 남은 마무리 촬영이라도 최선을 다하자. 이미 엎질러진 물 주워담을 수 없잖아. 용기를 내자 미선아.” 이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스스로에게 잘 할 수 있을거라고 괜찮을 거라고 주문을 외웠다. 

 

마지막 촬영장에 가기 전, 도저히 그냥 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사람을, 그리고 배우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감독님에 대한 감사함과, 내 실수를 응원하고 견뎌주신 배우분들, 그리고 현장에서 정말 궂은 일 하느라 정신 없고 힘든 상태인데 나 때문에 더 고생 많으셨던 스탭분들을 위해 작게나마 뭔가 준비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장에 계신 분들 나눠드시라고 준비한 박카스와 함께 감독님께 드릴 손편지를 준비해 갔다. 물론 그 편지의 대부분은 내 연기에 대한 변명의 글이었지만...(하하하하하) 전하고자 하는 진심은 죄송함과 감독님에 대한 깊은 감사함이었다. 

 

촬영이 다 끝나고 편지를 드려야 하는데 감독님은 너무 바쁘시고...누구한테 전해달라고 해야되나...생각하고 있는데, 그 순간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는 한 여인이 내 앞에 나타났다. 역시나 감독님처럼 평소 내가 너무 좋아했던 여인이다. 그 여인은 영화계에서 어마어마한 여성파워를 보여주고 계시는 아주 훌륭한 제작자이자, 케이퍼필름 대표이며, 최동훈감독님의 영원한 사랑 안수현PD님이시다. 하하하하하하!!!!! 매체에서 봤던 그대로 너무 아름다우셨고 환한 미소에 부드러운 카리스마까지 똑같았다. 너무 놀랐다. 그러더니 정말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너무 고생하셨어요~ 매니저랑 오셨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너무 놀라고 당황한 나는 정말이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평소 선망의 대상이었던 안PD님을 뵈어서 사실 내 마음은 너무 반갑고 기분좋았는데, 그 동안 촬영장에서 내가 제대로 연기를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 놓고 좋은 기색을 내 보일 수 없었다. 그래서 정말 소심하게 말했던 것 같다. “아니요, 저 혼자요” 그랬더니 안수현PD님께서 다시 “그럼 어떻게 가세요?” 하셔서 “아, 자차 운전해서 왔어요.” 했다. 그리고는 또 다시 안PD님께서 “혼자 운전해서 가시려면 피곤하시겠어요...” 하시는데, 순간...뭐야....환상의 두 분은 어쩜 이렇게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까지 환상일까....왜 이렇게 날 감동시키시는 거야......ㅠㅠ 진심으로 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안PD님께 상황을 말씀드리고, 편지를 써 왔으니 감독님께 전해주셔달라...말씀드리고 인사를 건네고 나왔다. 멀어지는 마지막까지 고개 숙여 인사해 주셨는데, 너무도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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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내가 실수했던 그 날도 현장에 계셨었다는 안PD님의 말씀을 듣고 스스로 너무 민망해서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 지 몰랐는데, 오히려 안PD님께서는 여기서 첫 촬영이라 긴장해서 그랬던 것 같다고, 긴장하면 다 그럴 수 있다고, 연기할 때 보면 포인트를 잘 잡는다며 오히려 좋게 말씀해 주셨다. 아......안PD님은 외모도 천사지만 마음도 그냥 천사시구나....그래서 최동훈 감독님께서 한 눈에 반하셨던거구나......싶었다. 하하하하하!!!! 사실 두 분의 팬으로서 이미 함께 나오셨던 기사들을 많이 읽었던 터라 두 분의 환상궁합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두 분을 뵈니 정말 실감이 났다. 감히 말하건데, 이래서 최동훈감독님 영화는 잘 될 수 밖에 없겠구나, 케이퍼필름 영화가 잘 될 수 밖에 없는 힘이 여기에 있구나!!! 진심으로 크게 와 닿았다. 

 

[외계+인] 1부, 제작보고회에서 배우분들이 하는 얘기도 그랬고 내가 느낀 것도 그러했다. 나는 배우분들이 하는 얘기에서 정말 진심이 느껴졌다. 감독님때문에 작품을 선택했다는 말에서 말이다. 배우입장에서 최동훈감독님을 본 나의 최종 소감은 이렇다. 현장에서 모든 사람에게 참 유쾌한 사람, 배우를 편하게 해 주려고 정말 노력하는 사람, 배우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 배우의 사소함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신경써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 아이처럼 신이나서 영화를 즐기며 만드는 사람, 천진난만한 사람, 따뜻한 사람, 사람을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 열정적인 사람. 그리고 또 배우입장에서 안수현제작자님을 본 나의 최종 소감은 이렇다. 우선 감독님과 공통점이 참 많아 보인다. 현장에서 모든 사람에게 참 유쾌한 사람, 배우를 편하게 해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 배우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 배우의 사소함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신경써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 따뜻한 사람, 사람을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 열정적인 사람, 아름다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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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두 분이 같은 길을 걷고 있고, 같은 작품에서 함께 하시는데 어떻게 영화가 잘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배우들이 믿고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외계+인] 촬영장에서 내가 느낀점이다. 진심으로 정말 너무 아름다운 두 분이다. 

 

사실 내 연기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결과가 어떠하든 담담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더 많이 준비하지 못했던 나의 부족함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냥 행복한 이유는 이렇게 좋은 두 분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그 시간이 나에겐 참 값진 시간이었다. 다만, 배우로서 좀 더 능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온 것이 그저 아쉬울 뿐이다. 2년 반 동안 집필한 시나리오작업, 13개월이라는 최장촬영기간... 총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영화[외계+인]을 위해 온 마음과 온 정성을 다하셨다. 감독님께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하신 것 처럼, 분명히 그리고 충분히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최동훈감독님 그리고 안수현PD님, 고맙습니다. 두 분의 따뜻함과 배려 그리고 엄청난 열정을 느끼고 온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영화 [외계+인] 1부, 07월 20일에 극장으로 달려가서 꼭 관람하도록 하겠습니다. 깊이 감사드리고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변함 없이 행복하세요!! ^^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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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양미선 (인스타@yangmiseon_claire)

 일러스트 이재빈 (인스타@woq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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