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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밴쿠버 문학] 또 한 번의 생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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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현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8-30 13:20 조회7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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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숙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장 


 


가을 문 앞에서


어머니는 낙엽을 낳으셨지


바스러질까 고이시며


젖이 없어 홍시를 먹이던 어미의 맘


반백이 넘어서야 알았네


소금 반찬에 성근 보리밥


밀 풀 죽도 먹어보았지


또 한 번의 생일에 맛보는


이밥에 기름진 반찬도


엄마 생각에 쌉싸름하네


 


이제 생일의 의미는


소풍 길의 종착역이 가까워지는 것


영혼의 포장지는 낡아가는데


아직도 마음은 신록의 숲이어서


가을빛 사랑을 꿈꾸기도 하지


내 생에 가장 빛나던 순간


함께하던 모든 것들이 어른거리네


 


유리창을 쪼갤 듯 쏟아지는 햇살이


환희로 숨 가쁘게 하는 구월 둘째 날


어딘가의 추억 속에 유월의 장미로 살아있다면


가파른 소풍 길이 쓸쓸하진 않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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