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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산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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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9-28 07:28 조회5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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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 (시인, 캐나다 한인문학가 협회 회원)

산다는 게 참 허무하다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계절과 함께 사람도 떠나 간다

찬란한 봄꽃과 장대같은 장마비
붉은 단풍이 만들었던 지난 시간들
그 기억마저 간다

물길이 내어준 곡선 길자락
흐르는 물에 닿을 듯
듬성듬성 야생화가 씨를 내려 핀
해안을 따라

땀범벅이 된 채 뛰는 사람들
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는 사람들
무릎 관절염으로 뒤처지는
느린 걸음의 사람들

한 때의 봄꽃이었다가
푸른 바다의 바람이었다가
불타는 나뭇잎이었다가
머물지 못하고 떠나간다 하더라도

거리를 나서며
허무에 젖은 낡은 등으로
다시 새 희망을 업는다

새 봄에 새로 피는 꽃처럼
새로이 열린 이 아침
해맑은 아가들이
유모차안에서 옹알거리고

날마다 새 아침을
첫사랑으로 맞으려는 중이다
오늘은 먹구름이 잔뜩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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