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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멀어졌던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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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영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12-06 23:22 조회7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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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인 (시인, 캐나다 한인문학가협회 회원)

발음대로 말이 나올 적부터 
더듬더듬 동짓달 
누구나 청명달 대서달 백로달 
그리 있는 줄 알았던 
귀빠진 달에는  
여러 날 팥이 끓는다 
 
돌 만큼이나 부서짐 없는 것에 
물이 스며들어  
자줏빛 무지갯빛 오르고 스러지고 
커다란 방울은  
동서남북 알려라도 주는 듯 
저만치까지 튀어 
재빠르게 눌러주지 않으면 
나라고 소리 높인다 
 
지어 논 데로 돌다가  
불쑥 일어나는 한순간 
나오는 데로 밖으로 
언제 놓는다고 잊게 될까 
눈뜨고 쉬어야 함인데 
한 곳에서 뒤엉켜 
소리 나는 줄 모르고 
 
물러지고 한풀 벗어지면 
팥알이 담겨진 곳만큼 하나로 
단단한 붉은 팥은  
쌉싸름 깊은 달큰함에 젖어 
보송보송 아기 마음이 되었다 
 
소한 대한 지나면 입춘 
멀어졌던 태양이 햇빛 데리고 
입하 하지 맞으러 오듯이 
새알이 눈꽃 되어  
봄이 되고 여름을 부른다 
문틈으로 찬 공기  
가늘게 들어 오는데도 
 
아침에 뜬 태양이 손끝 올리면 
초승달이 차올라 보름달이 되고 
이십 사절기는 한다 없이 그냥 
태양 달과 함께 숨 쉬듯 저절로 
 
목판에 올려진 동지를 시작으로 
얼마 뒤 찾아올 양 볼 가득 당근 넣고 
오물오물 하얀 털의 깡총이들 
밤새 한걸음 가까이  
이미 문 앞에 와 있다 
들어 오라고 활짝 열어 놓는다 
김 모락모락 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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