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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멕시코 로스 카보스 자유 여행기] 6. 오직 그대만을 위한 파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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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혜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03-29 09:04 조회6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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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은 우연과의 만남이다. 항상 길에서는 낯설면서도 새로운 것을 만나고 그에 대한 도전을 통해 값진 경험이 쌓이게 된다.  새로운 경험을 위해 피터 직장 파미야 호텔 투어를 부탁했다. 혹시나 모를 아들 딸 웨딩 세리모니 정보 수집차. 다행히 호텔 이벤트 담당자의 초대를 받아 파미야 호텔을 찾아간다.


 산호세 가는 길목 파미야 비치에 자리한 호텔 입구에서 베이지 색 정복을 입은 미스터 곤잘레스와 그의 어시스트, 멋진 비지니스 맨으로 변한 페드로의 영접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국기에 대한 경례처럼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얹는 전통 인사법을 배운다. 왼쪽에 고객이 들어서며 입장을 알리는, 고풍스러운 종이 매달려 있고 오른쪽 정원에 마얀식 정화의식 준비가 되어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는 법. 색다른 체험을 한다.


 파미야 호텔은 100% 멕시코 자본에 멕시코의 전통 양식을 그대로 지닌 호텔로 세계 50대 호텔 중 하나로 꼽힌단다. 일반 투숙객이 이용하는 시설을 지나 굳게 잠긴 문을 지나면 열대수림에 둘러싸인 'One & Only'라 불리는 VIP 숙소가 둠벙둠벙 나타난다. 먼저 2인실, 신혼부부 맞춤의 풀과 자쿠지, 전속 집사와 소몰리에, 카트가 딸린 최고급 객실. 완두콩 모양의 잔디밭과 나즈막한 바위턱, 그 앞에 펼쳐진 청록빛 바다 전경, 그리고 행운처럼 나타는 고래 가족의 도약... . 파라다이스다. 더이상 젊지도 않으면서 아직도 연인도 찾을 기회도 노리지 않은, 혼기 넘긴 아들딸의 결혼식 장소로 딱 맞춤이다. 입가에 방실방실 모란꽃이 피어난다. 벗님네 입가에도 모란꽃이 만개한다. 


 카트를 타고 한 모퉁이 돌자 오똑 솟은 동산에 12인실 모던 빌라가 나타난다. 역시 전속 집사, 소몰리에, 카트 서비스 포함.  "그럼 우리가 여기 묵는 거예요?" 주인공 빠진 예비 하객들끼리의 김칫국 대화. 아이들을 위한 퐁퐁 분수 샘과 작고 큰 풀, 음료와 간단 스넥을 제공하는 야외 카페, 초록 잔디, 파랑 바다와 기막히게 대비를 이루는 빨강 패티오 부스를 보면서 환상은 점차로 현실적인 꿈으로 굳어진다. 조리장수 체곗돈을 내서라도 여기서 애들 웨딩 세리모니를 해야지!   


 부모는 자식을 통해 또 한 번의 삶을 산다. 그 고생을 하고 낳아 길렀는데 혼기 찬/넘은 자식들 결혼식 꿈마저 꾸지 말라면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오늘은 모처럼의 비치 데이. 파미야 비치는 암초들이 삐죽거려 수영하기 적합지 않아 조금 떨어진 칠레노 비치(Chileno Beach, 퍼블릭 비치 중 화장실 및 비치용품 대여 행상까지 있어 가장 인기있는 곳)로 옮겨간다. 주차장 끝에서 해변까지 나무 보도가 깔려있다. 상큼한 기분으로 한 3분 걸으니 한 여인이 의자까지 놓고 지키는 화장실이 나온다. 혹시? 상큼함이 찜찜함으로 바뀐다. 백사장엔 이미 선착객들이 가득하다. 자리를 비집고 비치 파라솔과 의자를 놓은 후 수영복을 갈아 입으러 화장실로 간다. 혹시가 역시나다. 화장실에 휴지가 없어 몽그라진 물티슈를 75 페소와 교환한다. 비치 체어가 모자라 2개를 더 빌리려 물으니 개 당 $15.  이곳이 카보스의 으뜸 퍼블릭 비치라며... . 살짝 실망스러움이 밀려오는데 모처럼의 달뜬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 얼른 지운다. 


 보트가 들어오는 물길에 부표를 띄워두고 양편 어디서든 수영을 할 수 있다. 하필 오늘따라 구름이 끼어 바닷물도 차갑고 파도도 높다. 하지만 용감하게 뛰어든다. 한 가족이 부표에 매달려 물 속을 들여다보며 "뻬즈 뻬즈(pez 물고기)" 외친다. 얼른 스노클링 장비를 가져와 착용하고 물 속을 들여다보며 나도 "피쉬 피쉬" 목이 터져라 외친다. 폼나는 유영법은 다 잊은 채 고작 개구리 헤엄으로 물고기떼를  좇아 다닌다. 파도가 거세어 스노클링이 쉽지 않다. 눈으로 코로 바닷물이 넘쳐 들어온다. 잠깐 고개를 드는데 어,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 공포가 밀려온다.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 때 섬진강에서 익사 직전 구조된 적이 있다. 그후 생긴 트라우마다. "바로 저기 친구들이 있어. 금방이야. 난 할 수 있어." 좀 편안해진다. 벗님네를 향해 자유형, 평형, 그러다 지치면 뒤집어 배영을 한다.  

 누구에게나 공포의 순간이 온다. 그것에 맞서는 용기를 내느냐 마느냐에 따라 영원한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그것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만리장성처럼 높은 진입로를 닦던 리조트 건축 현장을 지나쳐 게시판 하나 서있는 주차장에 이른다. 산타 마리아 비치(Sanra Maria Beach)에서는 돈 냄새가 나지않는다. 붉은 언덕 위를 선회하는 바닷새의 군무와 잘 웃는 새악시 눈썹 같은 백사장, 하늘과 바다가 잇닿은 평화로운 수평선이 나그네의 가슴에 차곡차곡 날아와 깃든다. 다음엔 여기서 스노클링을... . 혼잣말을 하며 돌아나오다가 게시판을 들여다 본다. 여기서 서식하는 해양생물과 여러 종류의 거북이에 대한 정보가 가득이다. 아하, 거북이 산란, 부화 지역이라 개발이 금지되었구나. 칠레노 비치에서 가졌던 오해를 산타 마리아에서 풀게 된다. 


 귀가길에 피쉬 마켓을 들르기로 했다. 뒷동네 어느 골목에 들어서 외벽에 큰 청새치와 방어가 그려진 가게에서 백합, 문어, 소스 등을 산다. 애초에 계획했던 꼬치 바비큐는 아니지만 백합탕으로 낮의 갈증을 풀어낸다. 다행히 벗님네들 입맛이 비슷하다.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고 그닥 술을 즐기지 않아 술자리 대신 수다를 하다 잠자리에 들곤 하는데... . 오늘은 쪼매 피곤타. 


  고만고만한 바위들이 솟아있던 파미야 비치, 물고기가 유영하던 칠레노 비치와 고운 아미 같던 산타 마리아 비치가 만화경처럼 바뀌는 파라다이스에서 한 마리 고래가 되어 노니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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