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밴쿠버문학] 둥근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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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회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04-10 08:51 조회1,476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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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자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우리는 둥근 것을 보면 냅다 지르고 싶다
둥근데 환장이 난 우리 눈에
축구란 바람 주머니를 쫓으며
엎어지고 부딪치고 뒤엉키며
함께 만들어 내는 경기다
둥근 것을 보면
다짜고짜 앞발 굴리기를 하는
개나 고양이처럼
축구공 앞에서
대통령도 추기경도 장사꾼도 강도도
사기꾼도 한순간 영락없는 어린이가 된다
축구는 꽃이다
강슛이 터질 땐 목련꽃
송곳 슛은 다발로 피는 개나리꽃
프리킥 골은 툭툭 터지는 산수유꽃
왼발 슛은 찔레꽃
태클은 동백꽃
골문 앞 드리블은 아카시아 꽃 내가 난다
열하나의 뜨거운 가슴 하나로 달아오를 때 “골”이라는 붉은 연꽃이 핀다
둥근 것을 보면
냅다 질러 버리고 싶은
이 민족의 꿈틀거림.
댓글목록
봄이님의 댓글
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진 시 입니다~
축구 팬으로써 봄에 비가 그치면 저도 지르러 가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