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책] 그라우스 마운틴의 안개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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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9-12 12:20 조회93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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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이슬 건너다니는 풀 섶 헤치고
산이 좋은 안개는 계곡에다 알을 품는다
무너지는 억장 버팀목 필요했던 날들
때론 힘 부쳐 구름 눈 흘길 때도
눈송이 얹은 마음에 어깨 내주고
눈덩이 같은 염려들도 굴려 내리며
안개는 품은 알로 산닭을 길러냈다
타운 전체가 어둠 머금고 숨었을 때
케이블카 타면 단숨에 닿는 중턱
어느 고도 이르면 구름장 뚫고
눈부시게 훼치는 닭의 볕살을 보리라
떠나온 마을 위로 여유로운 산닭은
이슬 젖은 짐 털고 새처럼 가볍게
구름 위를 노래할 수 있으리라
지치지 않았다면 차제에 댐마운틴이나
고트마운틴 까지는 다녀오면 어떨까
혹 더 솟구칠 힘 있거든 숫제
카멜마운틴까지 탐해 보시겠나
라이온스마운틴 두 귀때기 봉우리야
이 쪽 관할 아니어서 모르긴 하지만
카멜마운틴 마지막 바위 걸터앉아
바람에 굴러 떨어지지 않은 김밥
도시락 하나라도 용케 드셨다면
불원간 당신은 그 북쪽 하늘 구름
젊은 날의 청산이었음을 자부하리라
그 날려버린 바람 속 휘파람 소리가
먼 후일 그대 가슴 속 한숨마저
눈물 없이 말끔히 걸러줄 것이다.
* Grouse Mountain : 닭목(目) 들꿩과(科)에 해당하는 수렵 조류란 어원에서 비롯됨. / 이내들(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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