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조문, 캡슐 우주장 … 일본 고령화 장례식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한국 | 드라이브 스루 조문, 캡슐 우주장 … 일본 고령화 장례식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8-01-23 11:39

본문

노약자 배려, 차 탄 채 조의 표하고 

도심서 추모 하이테크 묘지도 인기

“별이 되고 싶은 꿈 이뤄드립니다”

인공위성에 실어 우주로 … 30명 대기

 

일본에 살고 있는 오다치 모토유키는 2년 전 79세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장례를 ‘우주장(宇宙葬)’으로 다시 치르기로 했다. 

 

살아계실 때 유독 여행을 좋아했던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멋진 우주 여행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 우주장 전문업체 ‘긴가(銀河) 스테이지’를 통해 어머니의 유골을 넣은 캡슐을 인공위성에 실어 우주에 보내기로 했다. 우주로 간 어머니의 뼈는 지구 주위를 수년 간 돌다 대기권에 돌입하면서 유성처럼 타 없어진다. 가족들은 그 동안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캡슐이 실린 위성의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초고령 사회인 일본에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다양한 장례 방식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고 닛케이 아시안리뷰가 최근 보도했다. 

  

죽은 이의 뼈를 태운 재를 로켓이나 인공위성에 실어 우주로 쏴 올리는 우주장을 비롯해, 도심 한가운데서 첨단 기술을 이용해 고인을 추모할 수 있게 한 하이테크 묘지도 등장했다. 지난 해 말 나가노(長野)현에는 고령자나 노약자가 차를 탄 채 조문을 할 수 있도록 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장례식장도 등장했다. 

  

화장을 한 후 유골만 작은 묘소나 사찰 등에 모시는 게 기존 일본의 장례 방식이었다. 하지만 고령 인구의 증가로 사망자는 매년 늘어나고 새로운 묘소나 납골당을 찾는 일이 유족들에게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또 가족이 없거나 죽은 후에도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새로운 장례 방식을 적극 택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에는 이미 서너 개의 우주장 전문업체가 운영 중이다. 이미 십여 명의 일본인들이 우주장을 치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사카(大阪)시에 있는 긴가 스테이지에는 현재도 30여 명의 대기자가 우주장을 기다리고 있다. 업체 측은 “‘죽으면 별이 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그런 꿈을 이뤄준다”고 광고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상업용 인공위성 등을 활용했으나 업체들은 곧 장례 전용 인공위성을 띄울 계획이다. 유골의 일부를 캡슐에 넣어 로켓으로 쏘아 올리는 상품은 45만엔(약 434만원), 인공위성에 실려 지구를 돌게 되는 상품은 95만엔(약 918만원)의 비용이 든다. 미국이 올해 쏘아 올리는 달 표면 탐사기에 유골을 실어 달 표면으로 보내는 프로그램(250만 엔)도 현재 신청을 받고 있다. 

  

차를 탄 채로 조문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장례식장도 생겨났다. 지난 연말 나가노에 있는 ‘우에다 미나미 아이쇼덴 장례식장’ 내에 일본 최초의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이 문을 열었다. 이 곳에서는 빈소의 한쪽에 커다란 창문을 둬 조문객들이 차에 탄 채로 빈소를 찾아 부의금을 내고 유족들과 인사를 할 수 있게 했다. 태블릿PC의 방명록에 이름을 적고, 불을 붙이지 않는 전열식 향을 건낸다. 

  

장례식장 측은 “거동이 불편해 빈소를 찾기 힘든 노년층이나 장애인 등을 배려한 서비스”라며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렇게라도 고인에게 인사를 할 수 있어 좋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비슷한 장례식장 4곳이 조만간 일본에서 문을 열 예정이다. 

 

도쿄 아라카와(荒川)에 있는 ‘도쿄 고뵤(御廟)’는 하이테크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묘지다. 도심의 5층 건물 안에 7000여 개의 유골함이 보관돼 있다. 빌딩을 찾아온 유족들이 회원 카드를 입구의 터치 패드에 대면, 영상으로 가족의 사진이 나타나면서 레일을 타고 고인의 유골함이 도착한다. 업체 측은 “비용도 기존 사찰보다 비싸지 않은 데다, 도심에 있어 고인이 생각날 때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2016년 일본의 사망자 수는 약 130만 명으로,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수다. 이러한 인구 변화를 반영해 앞으로 더 새로운 방식의 장례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4건 1 페이지
제목
[한국] '의대 정원 확대'에 올랐던 尹 중도 지지율,…
의대 정원 확대 이슈에 집중하며 상승세를 타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하락한 여론조사 결과가 15일 공개됐다. 중도층 이탈이 결정타였다.한국갤럽이 15일(12~14일 성인 1002명 전화면접 조사) 발표한 3월 2주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
03-16
[한국] 정부 견제론 51% vs 지원론 35%…중도층…
그래픽=한국 중앙일보내년 총선 관련 갤럽 여론조사한 달 새 격차 10%P 더 벌어져무당층도 26%P차 견제론 우세차기 주자 이재명 19%, 한동훈 16%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정부 견제론’이 ‘정부 지원론&r...
한국 중앙일보
12-08
[한국] 한국 해외 유입 17건 중 1명 캐나다 출발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마련된 대전월드컵경기장 앞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한국 중앙일보오미크론 세부 변이 계속 등장…국내 첫 유입된 BA.4, BA.5 정체는코로나19 오미크론 세부 변이가 국내에 속속 유입되고 있다. 최...
한국 중앙일보
05-20
[한국] 환자 앉은데 앉아도 감염? KF94 써도 감염…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로 인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이 방호복을 입고 격리시설로 이동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인도에서 시작된 델타 변이 바이러...
한국 중앙일보
08-23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