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자녀 둘에 새 사업까지... 캐나다 부부의 재테크 분석

재무설계사 "55세 은퇴 현실적... 자녀 대학 자금도 충분"

폴 씨(53)와 에블린 씨(50) 부부는 주택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고 가능한 한 빨리 정규직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10대 자녀 둘에 새로 시작한 사업까지 있는 상황에서 55세 은퇴가 가능할지 고민하고 있다.

폴 씨는 IT 업계에서 근무하며 연봉 18만7500달러에 15~25%의 보너스까지 받는 고소득자다. 부부는 이에 더해 배당금으로 연 2만2000달러의 추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최근 에블린 씨는 20만 달러를 투자해 전문 컨설팅 회사를 인수했으며, 2023년 그녀의 수입은 약 12만7000달러에 달했다.

부부의 자산 상황은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이들은 220만 달러 상당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약 270만 달러 규모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 포트폴리오의 내역을 살펴보면 TFSA(비과세 저축 계좌) 30만9000달러, RRSP(퇴직연금저축플랜) 89만6000달러, LIRA(잠금형 퇴직연금) 5만8000달러, 주식 32만 달러, RESP(등록 교육 저축 플랜) 18만5000달러, 자녀를 위한 신탁 계좌 85만4000달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밴쿠버의 파이낸셜 플래너 그레임 이건 씨는 이 부부의 재정 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폴 씨와 에블린 씨 부부가 그동안 부채 상환과 저축에 힘써 온 덕분에 가족의 미래가 잘 준비되어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건 씨의 분석에 따르면, 폴 씨가 55세에 은퇴하더라도 부부의 재정 상황은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폴 씨의 연금(3만5223달러), 에블린 씨의 배당금 수입(5만 달러), 투자 수익(약 8만 달러)을 합쳐 연간 13만2000달러의 수입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부부의 예상 수입은 현재 지출과 여행 예산을 쉽게 초과하는 금액"이라며 이건 씨는 설명을 이어갔다. "여기에 CPP(캐나다 연금 플랜)나 OAS(노령 보장 연금) 혜택, 회사 투자 계정의 7만 달러는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폴 씨가 은퇴 후 에블린 씨의 사업을 도울 수 있어 초기 몇 년간은 포트폴리오에서 추가로 돈을 빼낼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부부에게 더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그들은 수수료만 받는 독립 재무설계사와 상담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은퇴 계획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 특히 에블린 씨의 회사에 투자한 자금의 인출 전략과 CPP 및 OAS 수령 시기 등 중요한 재정적 결정에 대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라고 권했다.

이 부부의 사례는 조기 은퇴를 꿈꾸는 많은 캐나다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높은 소득과 꾸준한 저축, 그리고 다각화된 투자 포트폴리오가 조기 은퇴의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자녀 교육비, 새로운 사업 투자 등 예상치 못한 지출 요인들이 은퇴 계획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재무 전문가들은 은퇴 계획 수립 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 장수 리스크: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은퇴 자금이 더 오래 지속되어야 한다.

2. 인플레이션: 장기적인 물가 상승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3. 의료비: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의료비에 대비해야 한다.

4. 유연성: 경제 상황이나 개인 상황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계획이 중요하다.

폴 씨와 에블린 씨 부부의 사례는 55세 조기 은퇴가 불가능한 꿈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지속적인 재정 관리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은퇴 계획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필요에 따라 조정할 것을 권고한다.

결론적으로, 조기 은퇴는 단순히 재정적 준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은퇴 후의 삶에 대한 명확한 비전, 가족과의 소통,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폴 씨와 에블린 씨 부부의 사례는 많은 이들에게 조기 은퇴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이 얼마나 세심한 계획과 준비를 필요로 하는지를 일깨워주는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