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매년 유니폼 교체' vs 상원 '낭비적' 맞불... 90일 내 해결 지시

임금 인상률 11.25%로 타결... 유니폼 문제만 해결되면 새 협약 체결

캐나다 상원과 공공서비스연맹(Public Service Alliance of Canada, PSAC) 간 단체협약 체결이 18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다. 핵심 쟁점은 상원 직원들의 유니폼 문제로, 특히 퇴직 시 신던 낡은 양말까지 반납해야 하는지를 놓고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상원 운영직 직원 79명을 대표하는 PSAC은 유니폼 교체 지연이 오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상원은 직원들에게 셔츠, 바지, 안전화, 선글라스, 모자, 겨울 코트 등 다양한 유니폼을 지급하고 있지만, 낡은 유니폼을 반납하고 새것으로 교체받는 데 6~8주가 걸리는 실정이다. 그 사이 직원들은 구멍 난 신발이나 낡은 옷을 입고 일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노조 측은 주장한다.

이에 PSAC은 매년 모든 유니폼을 교체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상원 측은 이를 '낭비적이고 비용이 많이 든다'며 거부했다. 대신 상원은 직원들이 미리 교체 요청을 하지 않은 게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결국 연방 공공부문 노사관계고용위원회가 중재에 나섰다. 위원회는 "양측 모두 해결책이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상대방이 이념적 이유로 고집을 부린다고 비난하고 있다"며 90일 내 합의점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특히 퇴직 직원의 유니폼 반납 문제를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PSAC은 상원 로고가 없는 옷은 가져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반면, 상원은 소유권을 근거로 모든 유니폼의 반납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상원은 '신던 양말'에 한해서는 반납 의무를 면제해주겠다며 한 발 물러선 상태다.

한편, 임금 인상률은 11.25%로 타결됐다. PSAC이 13%를 요구했고 상원이 10%를 제시한 가운데 중재위가 중간 지점을 택한 것이다. 이로써 유니폼 문제만 해결되면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 내부경제예산행정위원회 루시 몽시옹 의장실 대변인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갈등이 아닌 정상적인 과정"이라며 "계약이 체결될 때까지 추가 언급은 삼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일견 사소해 보이는 유니폼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 노사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90일간의 재협상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