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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나 서울대생 엄마야”... 가족 인증 스티커에 와글와글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24-08-14 09:49 수정 24-08-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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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발전재단 홈페이지 캡쳐


"우리 아이는 서울대생"... 학부모 차량 스티커 논란


서울대 발전재단 'SNU Family' 스티커 배포에 찬반 의견 팽팽


서울대학교 발전재단이 재학생 가족용 'SNU Family' 스티커를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과 개인의 자유라는 옹호 의견이 맞서고 있다.


14일 서울대학교 발전재단은 "서울대 가족분들께 학교 관련 소식을 안내해 드리고 있다"며 "정보를 입력하면 SNU Family 스티커를 보내드린다"고 밝혔다. 발전재단은 서울대의 공식 모금기관으로, 기금 조성을 통해 각 단과대학과 대학원, 부속 기관의 교육·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재단법인이다.


스티커를 받으려면 재학생 가족임을 인증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 이름, 입학연도, 학과명, 연락처, 주소 등을 입력해야 한다. 스티커엔 서울대 로고와 함께 'I AM MOM', 'I AM DAD', 'PROUD FAMILY', 'PROUD PARENT'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서울대생의 부모, 가족이라 자랑스럽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스티커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한 누리꾼이 'PROUD PARENT' 스티커를 붙인 차량 사진을 올리며 "옛날엔 배지, 과잠으로 계급 과시하더니 이젠 차에도 이러냐"며 "학벌 자랑"이라고 꼬집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갈렸다. "지나친 학벌 과시"라는 비판에 동조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자식이 서울대 간 게 자랑스러울 수 있다"는 옹호 의견도 나왔다. "남에게 피해 주는 것도 아니고 본인 만족이다", "붙이고 다니는 건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도 있었다.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에선 흔한 기념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하버드대 공식 상점 '하버드샵'에선 'HARVARD MOM', 'HARVARD GRANDMA' 등이 적힌 티셔츠를 26.99달러(약 3만6000원)에 판매 중이다. 한 유학생은 "미국에선 대학 관련 굿즈가 부모, 조부모, 심지어 반려동물용까지 다양하게 나온다"고 전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영호 교육학과 교수(가명)는 "학벌주의 조장 우려와 개인의 자유 존중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입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 재학생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경제학과 3학년 박모 씨는 "부모님의 응원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한 반면, 인문대 2학년 이모 씨는 "과도한 학벌 중시 풍조를 반영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밝혔다.


서울대 발전재단 관계자는 "스티커 배포는 순수하게 학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 향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의 학벌주의와 교육관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학의 서열화와 학벌 중심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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