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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전쟁나도 징병은 싫다" 캐나다인 과반수 반대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24-08-14 09:50 수정 24-08-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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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징병엔 67% "NO"... 젊은층 찬반 극명


캐나다인 대다수가 전시 징병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징병제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 컴퍼니(Research Co.)가 최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남성만을 대상으로 한 징병제 도입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징병제의 경우 무려 67%가 반대했다.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징병제에 대해서는 50%가 반대했다. 이는 찬성 의견과 정확히 반반으로 갈린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적절한 상황이 주어진다면 많은 캐나다인들이 징병제를 지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8~34세 젊은층에서 찬반 의견이 가장 극명하게 갈렸다. 이 연령대에서는 징병제를 강하게 지지하는 의견과 강하게 반대하는 의견이 동시에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퀘벡주와 대서양 연안 주들에서 반대 의견이 가장 높았다. 정당 지지 성향별로는 신민주당(NDP) 지지자들의 반대가 두드러졌다. 반면 자유당과 보수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찬반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잘 훈련되고 장비를 갖춘 전문 지원군이 캐나다의 미래 국방 수요를 충족시키는 가장 실행 가능한 해법"이라고 제안했다. 이는 역사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주장한 모델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 지원군 체제가 성공하려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필수적이다. 특히 군과 공공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구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청년들이 캐나다에서 지킬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특히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와 같은 기본 개념에 대해 회의적이라면, 징병에 강하게 반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캐나다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계속되면서 많은 국가들이 징병제 재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독일,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징병제를 폐지한 국가들에서도 최근 강제 군복무에 대한 공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노르웨이,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스웨덴 등은 이미 선별적 또는 광범위한 형태의 의무 군복무제를 도입했다. 특히 스웨덴은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징병제를 채택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 모두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전투 가능 연령대의 남성들이 국경을 넘어 도주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인들은 종종 자국이 사실상 러시아와 해상 국경을 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이 캐나다 영공 가장자리를 스쳐 지나가고, 외국 군함들이 온난화로 개방되고 있는 북극해 경계를 순찰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이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청년들이 "엘리트들의 전쟁"이라며 징병제에 반대하고, 캐나다가 미국의 방위 "무임승차자"라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전면전 발발 시 캐나다인들의 군복무 의지는 어느 정도일까"라는 질문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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