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연봉 20만 달러 동일한데"... 국회의원 발언 횟수 '천지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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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동안 2번 발언"... 침묵하는 의원들의 변명
"지역구 순회 중"... 투표 참여 '꼴찌' 정당 대표의 해명
캐나다 연방 하원의원들의 의정활동 실적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원 제공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일하게 연봉 20만3천100달러를 받는 의원들 사이에서 발언 횟수와 투표 참여율에 큰 격차가 있었다.
현 의회 회기 동안 338명의 의원들이 총 12만6천 차례 발언했다. 의원 한 명당 평균 373회 발언한 셈이다. 하지만 24명의 의원은 50회도 채 발언하지 않았다.
투표 참여율도 의원마다 달랐다. 의원 4분의 3 이상이 800회 이상 투표에 참여했지만, 13명의 의원은 700회 미만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정당 대표들의 투표 참여율을 살펴보면, 이브-프랑수아 블랑셰 블록퀘벡 대표가 636회로 가장 낮았다. 그 뒤를 쥐스탱 트뤼도 총리(721회), 재그밋 싱 신민당 대표(762회),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814회)가 이었다.
블랑셰 대표는 투표 참여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퀘벡 전역을 순회하며 주민들과 만나느라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수백 차례 주민 간담회를 통해 블록퀘벡이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우선순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발언 횟수가 가장 적은 의원은 자유당 소속 이브 로비야르 씨로, 올해 2번, 지난해 1번 발언했다. 로비야르 씨는 "병가 중"이라고 밝혔지만, 언제부터 병가를 냈는지, 지역구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달 중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보수당의 론 리퍼트 씨도 2021년 총선 이후 12번만 발언대에 섰다. 리퍼트 씨는 지난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발언 횟수가 적은 의원 명단에는 자유당 의원들이 많았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에 비해 질문 시간에 발언할 기회가 적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보다 상임위원회에서 더 활발히 활동하기도 한다.
투표 참여율이 가장 높은 의원은 보수당 소속 스콧 데이비드슨 씨와 테리 도우돌 씨로, 각각 852회 투표에 참여했다. 반면 자유당의 커스티 던컨 씨는 413회로 가장 낮았다. 던컨 씨는 지난해 초 암 투병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랑수아즈 부아벵 전 자유당·신민당 의원은 "의원들의 발언 횟수나 투표 참여율이 의정활동의 질을 모두 보여주진 않지만, 어느 정도 윤곽은 그려준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마다 스타일과 우선순위가 다르고, 의회 밖에서 더 효과적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투표는 의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의원들의 활동 실적 차이는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된다. 소속 정당, 의원의 역할, 개인적인 사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의원들의 책임감과 성실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원격 투표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에도 투표 참여율이 낮은 의원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부아벵 전 의원은 "한때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도 투표에 참여했다"며 "의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의원들의 활동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만으로 의원의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의정활동의 질적인 면과 지역구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캐나다 의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원들의 활동을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감 있는 의정활동을 독려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 역시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차기 선거에서 더욱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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