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하마스 지지자들' 자유당 차기 지도부 선출 좌우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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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팔레스타인 세력, 자유당 내 영향력 확대 우려
트뤼도 이후 자유당, '극단주의' 표심에 휘둘릴 가능성
캐나다 자유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하마스 등 극단주의 단체 지지자들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밴쿠버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에서 '우리는 하마스다'라는 구호가 등장한 가운데, 자유당의 느슨한 당원 가입 정책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0월 7일, 밴쿠버에서는 이스라엘 민간인 1,200여 명이 학살된 하마스의 테러 공격 1주년을 기념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 주최 측은 '우리는 하마스다', '우리는 헤즈볼라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 시위를 주도한 단체 중 하나인 사미둔(Samidoun)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피에르 폴리에브르 보수당 대표는 하원에서 멜라니 졸리 외무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폴리에브르 대표는 졸리 장관이 '이스라엘은 곧 사라질 것'이라는 구호를 명확히 규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유당은 2013년 당 내부 투표 규정을 개정해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당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정책은 당시 저스틴 트뤼도 현 총리의 당선에 기여했지만, 현재는 극단주의 세력의 유입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차기 총선에서 자유당이 큰 패배를 당할 경우, 트뤼도 총리가 사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졸리 외무장관을 비롯한 여러 각료들이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들 잠재적 당권 주자들이 하마스 등 극단주의 단체 지지자들의 표심을 의식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꺼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졸리 장관은 하원에서 하마스를 규탄하라는 요구에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자유당 정부는 테러 단체 지정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단체로 지정한 것이 미국보다 5년이나 늦었고, 사미둔과 같은 단체는 아직 제재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캐나다 정치권 관계자는 "자유당이 지난 10년간 이민자 커뮤니티의 표를 의식한 정책을 펼쳐왔다"며 "이제 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극단주의 세력의 영향력을 차단하지 못한다면 자유당의 정체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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