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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뉴스 | 한강, 한국 첫 노벨문학상 "놀랍고 영광…작가들 노력이 영감 줬다"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24-10-10 10:26 수정 24-10-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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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지난해 11월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은 직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지 8년 만이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에 이어 두 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수상자로 한강의 이름을 호명하며 “역사적 트라우마와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하면서도 시적인 소설”을 쓴 작가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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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은 유려한 문장과 깊이 있는 세계 인식으로 일찍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그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은 작가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근무하던 중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듬해인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첫발을 내디뎠고,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출간했다.


2005년 ‘몽고반점’이 이상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2007년 발표한 『채식주의자』다. 『채식주의자』는 육식을 멀리하는 주인공을 통해 우리 안의 폭력을 고발한 작품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6년 이 책을 영어로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와 함께 맨부커 국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014년 발표한 『소년이 온다』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개인의 고통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한강은 한 인터뷰에서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이 인생을 바꿔놓았다”며 “광주에서 학살된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은 내가 인간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하게 된 비밀스러운 계기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부커상에 이은 또 한번의 ‘한국인 최초’ 타이틀이었다.


맨부커상 수상 이후 한강은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꼽혀 왔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의 여성 작가가 수상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중국의 찬쉐(殘雪) 등과 함께 주요 후보로 거론됐다. 


노벨위원회는 10일 한강의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신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문학사상 위대한 업적이자 온 국민이 기뻐할 국가적 경사”라고 축하했다.


매츠 말름 노벨상 종신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작가의 역사의 상처와 직면하고 인간 삶의 부서지기 쉬움을 노정한 강렬한 시적 산문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한강은 말름 위원장과의 통화에서 “다른 날처럼 보낸 뒤 막 아들과 저녁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후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선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며 어릴때부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작가들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내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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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은 1901년부터 올해까지 총 117차례 수여됐으며, 상을 받은 사람은 121명이다. 한강은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아시아 국가 국적의 작가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아시아 여성으로서는 첫 노벨문학상 수상 기록을 세웠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4억3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한강의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등의 소설로 널리 알려진 한국 문단의 거장 소설가 한승원(85)이다. 한승원 작가와 한강은 국내 최고 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부녀 2대가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아버지 한승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 한강은 전통사상에 바탕을 깔고 요즘 감각을 발산해 나가는 작가”라며 “어떤 때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서 질투심이 동하기도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씨는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은 직후 지인에게 “(딸을) 부둥켜안고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다”며 “복 받은 일”이라는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오빠 한동림은 소설집 『유령』 등을 펴낸 소설가이고, 남동생(한강인)도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해 소설을 쓰고 만화를 그리는 작가다.


한강은 1970년 11월 광주에 있는 기찻길 옆 셋집에서 태어났다. 2005년 이상문학상을 받은 후 쓴 ‘문학적 자서전’에서 그는 자신을 임신 중이던 어머니가 장티푸스에 걸려 약을 한 움큼씩 먹으며 어렵게 출산했다면서 “나에게 삶이란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고 적기도 했다.


한강은 2016년 열린 한 문학회에서 자신의 소설 쓰기에 대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영희·홍지유·최경호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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