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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주는 사람도 자격 있어야"… 교수·교사들 尹대통령 훈장 잇단 거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24-10-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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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홍 인천대 교수


인천대 교수 "공포정치 우두머리 이름 박힌 훈장 거부"


교직 33년차 퇴임 교사도 "이 정권서 받으면 뭐가 좋나"


올해 말 정년퇴임을 앞둔 김철홍 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가 대통령 훈장 수여를 전격 거부했다. 


교직 경력 33년 이상으로 근정훈장 대상자였던 김 교수는 현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교수는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대통령 윤석열의 이름이 찍힌 훈장이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느냐"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받는 사람도 자격이 있어야 하지만, 그 상을 수여하는 사람도 충분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 훈·포장을 받더라도 조국 대한민국의 명의로 받고 싶다"면서 수여자가 개인 이름이 아닌 국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라를 양극단으로 나누어 진영 간 정치적 이득만 챙기고, 사람 세상을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었다"며 "민중의 삶은 외면한 채 자신의 가족과 일부 지지층만 챙기는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포장이 우리 집 거실에 놓인다고 생각하니 몸서리가 친다"고 밝혔다.


한편 교사들 사이에서도 훈장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내년 2월 퇴임 예정인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도 33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며 대통령 훈장을 거부했다. 해당 교사는 "지금 정권 아래에서 훈장을 받으면 뭐가 좋으냐"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8월 퇴직한 인천 지역 교사 125명 중에서도 중등교사 1명이 정부 포상을 거부한 바 있다. 학교 관계자는 "박근혜 정권 때도 이런 사례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철홍 교수가 쓴 글의 전문이다.


-------------------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


며칠 전 대학본부에서 정년을 앞두고 훈·포장을 수여하기 위해 교육부에 제출할 공적 조서를 작성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공적 조서 양식을 앞에 두고 여러 생각이 스쳐 갔다. 먼저 지난 시간 대학 선생으로 내가 한 일들이 어떤 가치가 있었기에 내가 훈장을 받아도 되는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훈장이란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뚜렷한 공로를 세운 자에게 수여되며, 공로의 정도와 기준에 따라 받는 훈장이 다르다고 한다. 


대학의 교수라고 하면 예전보다 사회적 위상이나 자긍심이 많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일정 수준의 경제 사회적 기득권층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이미 사회적 기득권으로 많은 혜택을 본 사람이 일정 이상 시간이 지나면 받게 되는 마치 개근상 같은 훈·포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훈·포장 증서에 쓰일 수여자의 이름에 강한 거부감이 들었다. 훈포장의 수여자가 왜 대한민국 또는 직책상의 대통령이 아니고 대통령 윤석렬이 되어야 하는가이다. 


윤석렬은 선출된 5년짜리 정무직 공무원이다. 나는 만약에 훈·포장을 받더라도 조국 대한민국의 명의로 받고 싶지, 정상적으로 나라를 대표할 가치와 자격이 없는 대통령에게 받고 싶지 않다. 


무릇 훈장이나 포상을 함에는 받는 사람도 자격이 있어야 하지만, 그 상을 수여하는 사람도 충분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을 제대로 축하하지도 못하는 분위기 조장은 물론, 이데올로기와 지역감정으로 매도하고, 급기야 유해도서로 지정하는 무식한 정권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 할 연구 관련 R&D 예산은 대폭 삭감하면서, 순방을 빙자한 해외여행에는 국가의 긴급예비비까지 아낌없이 쏟아붓는 무도한 정권이다. 


일개 법무부 공무원인 검사들이 사법기관을 참칭하며 공포정치의 선봉대로 전락한 검찰 공화국의 우두머리인 윤석렬의 이름이 찍힌 훈장이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 


나라를 양극단으로 나누어 진영 간 정치적 이득만 챙기는, 사람 세상을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어 놓고, 민중의 삶은 외면한 채 자신의 가족과 일부 지지층만 챙기는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포장이 우리 집 거실에 놓인다고 생각하니 몸서리가 친다. 


매 주말 용산과 광화문 그만 찾게 하고, 지지율 20%이면 창피한 줄 알고 스스로 정리하라. 잘할 능력도 의지도 없으면 그만 내려와서, 길지 않은 가을날에 여사님 손잡고 단풍이라도 즐기길 권한다. 


훈장 안 받는 한풀이라 해도 좋고, 용기 없는 책상물림 선생의 소심한 저항이라고 해도 좋다.


“옜다,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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