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전 주수상 스캔들 폭로한 '모자의 여인' 페이 량 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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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aye Hat Lady Leung 'X'
1991년 반더잘름 주수상 사퇴 이끈 주역... 향년 92세
차이나타운 출신 여성 사업가의 파란만장한 삶 마감
BC주 정치사에서 가장 큰 스캔들을 폭로했던 페이 량(Faye Leung) 씨가 지난 1일 92세를 일기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90년 반더잘름 주수상(Bill Vander Zalm)의 부동산 매각 비리를 고발해 BC주 정계를 뒤흔들었던 주인공이다.
'모자의 여인'으로 유명했던 량 씨는 1990년 리치몬드 테마파크 판타지 가든 매각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부동산 중개인이었던 량 씨는 반더잘름 주수상의 테마파크를 대만 억만장자에게 1천600만 달러에 매각하는 거래를 중개했다.
그 과정에서 반더잘름 주수상이 대만 억만장자를 재무장관과 총독에게 소개하고, 호텔에서 비밀리에 2만 달러가 든 봉투를 받은 사실을 폭로했다. 이해충돌조사관의 조사를 통해 반더잘름 주수상의 가이드라인 위반이 확인됐다.
이 스캔들로 반더잘름 주수상은 1991년 4월 수상직에서 물러났다. 형사재판에서 배임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그가 이끌던 소셜크레딧당은 그해 10월 주 선거에서 40년 만에 제3당으로 추락했다.
빅토리아 출신인 량 씨는 빅토리아와 밴쿠버 차이나타운에서 성장하며 중국계 캐나다인 사회의 대표적 인물로 자리잡았다.
당시 차별받던 중국계 캐나다인들이 주류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선구자였다.
특유의 화려한 모자 패션과 빠른 말투로도 유명했던 량 씨는 부동산 중개인으로서 BC주 정재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그의 열정적이고 끈질긴 성격은 만나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BC주 정치사의 한 획을 그은 량 씨의 별세 소식에 정관계 인사들도 애도를 표했다.
이비 수상은 "정의를 위해 용기있게 목소리를 냈던 그의 유산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중국계 커뮤니티 지도자들은 "차별과 편견이 심했던 시절, 성공한 여성 실업가이자 정의의 대변인으로서 후배들에게 큰 영감을 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량 씨의 장례식은 가족들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BC주 의회는 그의 공적을 기리는 특별 추모식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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