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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100살된 밴쿠버 현충탑, 첫 원주민 추모까지... 100년의 기억 담다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24-11-10 12:22 수정 24-11-1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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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oogle Maps


6만6천 명의 희생 기린 화강암 기둥, 화해와 포용의 상징되다


한 세기 동안 이어진 추모의 현장... 밴쿠버 상징 랜드마크로


BC주 밴쿠버의 대표적인 추모 공간인 빅토리 광장 전몰자 기념비(Victory Square Cenotaph)가 올해로 건립 100주년을 맞았다. 1924년에 건립된 이 기념비는 밴쿠버 도심 헤이스팅스 거리와 캠비 거리가 만나는 교차로에서 100년 동안 캐나다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추모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과거 밴쿠버 법원 건물이 있던 이곳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6만6천 명의 캐나다와 뉴펀들랜드 전사자들을 기리기 위해 공원으로 조성됐다. 당시에는 대형 예배당과 종탑 등 다양한 기념물이 제안됐지만, 최종적으로 현재의 화강암 기둥 형태로 결정됐다.


100년이 지난 현재, 이 기념비 앞에서 열리는 추모식 참석자들의 모습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 전쟁의 참전용사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 새로운 세대의 참전용사들이 그 자리를 이어받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원주민 참전용사들의 참여다. 매년 11월 열리는 원주민 참전용사의 날 기념식에서는 원주민 드러머들과 가수들의 전통 의식이 거행되고 있다. 과거 원주민 참전용사들은 전쟁이 끝난 후 원주민 지위를 박탈당하고, 다른 참전용사들이 받았던 주거와 교육 혜택에서 제외되는 차별을 겪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원주민들은 귀국 후 보상은커녕 자신들의 땅마저 빼앗기는 불평등한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화해 정책이 진행되면서 원주민 참전용사들의 희생도 정당한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현재 원주민 단체들은 사스카츄완주 바토슈(Batoche)에 있는 메티스족 참전용사 기념비처럼 원주민 참전용사만을 위한 별도의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밴쿠버 현충일 위원회도 앞으로 더욱 포용적인 추모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념비는 매년 현충일마다 화환 헌납식이 열리고, 군악대 연주와 원주민 의식이 거행되는 등 다채로운 추모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 기념비는 단순한 추모 공간을 넘어 화해와 포용의 상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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