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캐나다인, 자국 역사도 모른다"... 이민자보다 못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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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연도·초대총리 이름도 30% 모르는 실정
자국 전쟁영웅보다 미군 전공을 더 잘알아
역사과목 필수지정 미국 46개주... 캐나다는 선택과목
역사교육재단 히스토리카 캐나다(Historica Canada)가 캐나다인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대다수가 기초적인 역사 지식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82%가 기본적인 역사 퀴즈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30개의 OX문제 중 절반인 15개 이상을 맞춘 응답자는 18%에 불과했다.
특히 화폐 속 인물조차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10달러 지폐에 6년째 등장하는 흑인 민권운동가 바이올라 데스몬드(Viola Desmond)를 절반 이상이 알아보지 못했다. 세계적 명작 '빨간 머리 앤'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도 56%가 모른다고 답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기초적인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지식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30%는 캐나다의 건국 연도인 1867년을 몰랐고, 초대 총리 존 A 맥도널드(Sir John A. Macdonald)의 이름도 알지 못했다.
작년 조사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캐나다인들이 자국의 주요 전투보다 미국의 군사 역사를 더 잘 아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1차 세계대전 비미 고지 전투나 제2차 세계대전 주노 비치 상륙작전 같은 역사적 순간보다 미군의 전공을 더 상세히 알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교육과정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다. 앨버타주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고등학교 졸업 필수과목에 자국 역사를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은 50개 주 중 46개 주가 자국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신규 이민자들이 원주민보다 캐나다 역사를 더 잘 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권 취득을 위해 68페이지 분량의 역사 교재를 의무적으로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적절한 콘텐츠가 제공되면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됐다. 역사교육재단이 제작하는 짧은 역사 영상들이 유튜브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어, 효과적인 역사 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자국 역사에 대한 무지는 결국 국가 정체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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