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퇴직금이 우체통에"… 21세기에도 수표로 돈 보내는 금융권
관련링크
본문
"60센트 전자이체 두고 150달러 수표 수수료" 시대착오 지적
매년 10억건 수표거래... 디지털시대에도 18세기식 관행 유지
英은 15일내 이체 의무화... "캐나다도 소비자 보호 규제 필요"
캐나다 포스트 파업이 수 십년간 이어져 온 금융권의 낙후된 송금 시스템의 민낯을 드러냈다.
수억달러의 퇴직금과 교육자금이 수표 형태로 우편물 속에 갇히면서 금융 당국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웰스심플의 마이크 캣첸 대표는 "2024년에도 우리 회사로 오는 투자계좌 이전의 3분의 1이 여전히 수표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소비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의 연간 수표 거래는 약 10억 건에 달한다. 특히 TFSA(비과세저축계좌)나 RRSP(퇴직연금) 같은 투자계좌를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길 때는 대부분 수표가 사용된다.
온라인 뱅킹이 일반화됐음에도 금융권은 18세기부터 이어온 수표 관행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관행은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 피해를 초래한다.
캐나다 포스트 파업이 없더라도 자금 이체에 최대 4주가 걸린다. 주식시장이 상승해도 투자 기회를 놓치고, 고금리 시대에 이자 수익도 받지 못한다.
더구나 전자이체는 60센트면 되지만, 수표 이체시 최대 150달러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투자자들은 자금 이동 과정을 전혀 추적할 수도 없다.
한 번 발송된 수표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블랙박스' 속에 있는 셈이다. 우체국 파업으로 배송이 지연되면 수표가 분실될 위험도 있다.
영국은 이미 투자계좌 이체를 15일 이내에 완료하도록 의무화했다.
기한을 넘기면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보상해야 한다. 캣첸 대표는 "캐나다 증권 당국도 금융기관들이 21세기에 걸맞은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웰스심플 한 곳에만 수억달러의 이체 대금이 묶여있는 상황이다. 전체 금융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수십억달러의 자금이 우편 배송이 재개될 때까지 수표 형태로 발이 묶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업 사태를 계기로 수십년간 방치됐던 금융권의 낙후된 송금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