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당신도 노숙자 될 수 있다"... 중산층의 부부의 무너진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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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월급 못 받아 노숙자로"... 다리 밑 텐트에서 시작된 새 삶
"폭력·마약 난무하는 셸터, 지옥 같았다"... 임시주거시설의 실상
뉴브런즈윅주의 한 부부가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노숙자가 된 충격적인 경험을 공개했다.
케빈 데실바씨와 레아 팔머씨는 32년간 함께 살아온 부부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만 해도 남편 팔머씨는 주 70~80시간을 일하며 3개의 직장을 다녔고, 데실바씨는 손녀를 돌보며 안정된 삶을 살았다.
하지만 팔머씨가 직장을 잃으면서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됐고, 2023년 12월 부부는 거리로 내몰렸다.
아내 데실바씨는 임시주거시설로 들어갔다. 팔머씨는 처음에는 가족과 친구 집을 전전했지만, 결국 자신의 작은 차에서 지내야 했다.
특히 임시주거시설에서의 생활은 충격적이었다. 데실바씨는 "마약이 없던 사람도 일주일 만에 펜타닐에 노출됐다"며 "밤에는 한손에 칼, 다른 손에 망치를 들고 잠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팔머씨도 시설에서 두 번째 밤을 보내던 중 한 여성이 자신의 목을 조르는 폭력 사태를 겪었다. 시설 내 폭력과 마약 문제는 일상이었다.
임시주거시설 책임자는 "정신건강 문제, 신체건강 문제, 약물 사용 등 복잡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 있다 보니 작은 말다툼도 폭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인간개발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세인트존의 만성 노숙자는 지난해 11월 162명에서 올해 9월 214명으로 32% 증가했다.
부부는 임시주거시설이 문을 닫은 후 록우드 파크에서 텐트 생활을 했다. 하지만 과거 폐암 병력이 있는 팔머씨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500달러를 모아 중고 텐트 트레일러를 구입, 크라운 거리 고가도로 아래로 거처를 옮겼다.
데실바씨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일이나 구하라'며 소리를 지르곤 한다"며 "평생 일했지만 지금은 건강상 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부부는 최근 정부 지원 아파트 자격을 얻어 이달 중 입주할 예정이다.
데실바씨는 "누구나 월급 한 번 못 받으면 노숙자가 될 수 있다"며 "빠져나올 수 없는 회전문 같은 상황"이라고 현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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