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건설비 50% 급등에 '밴쿠버 아트갤러리' 신축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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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6천만 달러 챙긴 글로벌 건축사무소와 결별
원주민 전통 살린 9층 건물 무산... 2028년 개관도 물거품
밴쿠버 아트갤러리의 야심찬 신축 프로젝트가 결국 좌초됐다.
앤서니 킨들 밴쿠버 아트갤러리 대표는 3일 세계적인 건축회사 헤르조그 & 드 뫼롱과의 계약을 전격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캠비와 조지아 거리가 만나는 중심가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최첨단 미술관 건립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BC주를 대표하는 문화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프로젝트는 건설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50% 급등한 6억 달러로 치솟으면서 타격을 입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이 프로젝트 좌초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8월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지만 한 달 만에 중단됐고, 결국 설계사 교체라는 극약 처방이 내려졌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프로젝트가 지난 15년간 BC주 정부로부터 1억 달러 이상의 지원금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건물은 한 삽도 뜨지 못한 채 계획 수립과 사전 공사 비용으로만 6천만 달러가 소진됐다.
건축계는 새로운 설계를 BC주 건축가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까지 제시된 설계안은 원주민 전통 직조 기법을 반영한 9층 규모의 혁신적인 외관을 자랑했지만, 현실적인 예산 제약을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역 예술계에서는 신축 미술관이 BC주와 북서부 해안 예술에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정서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현지 건축가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밴쿠버 시청 관계자는 "2012년 이후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표류해온 프로젝트가 결국 막대한 공공자금 낭비로 이어졌다"며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킨들 대표는 향후 수개월간 미술관 회원들과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새로운 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2028년으로 예정됐던 개관 일정도 무기한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BC주 문화예술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형 문화시설 건립 과정에서 현실성 있는 예산 책정과 철저한 사업 관리의 중요성이 재확인됐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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