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탄핵 대신 대통령 직무 배제…얄팍한 정치공학 아닌가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캐나다 | [사설] 탄핵 대신 대통령 직무 배제…얄팍한 정치공학 아닌가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24-12-08 08:49 수정 24-12-08 08:49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 대다수 의원의 국회 본회의 표결 불참으로 그제 폐기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위헌, 위법한 계엄 선포”라고 주장했으나 정작 탄핵안 투표에선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취했다. 


탄핵안을 무산시킨 방식도 졸렬했다. 무기명 투표에서 당론과 달리 찬성표를 던질 의원이 많아질 사태를 우려해 본회의장에서 퇴장해 의결 정족수를 미달시켰다. 


그에 앞서 진행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선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6명을 제외한 102명이 반대표를 던져 단 두 표 차이로 부결됐다. 당리당략에 매몰돼 여론을 아랑곳하지 않는 여당의 모습이다.


당리당략 매몰돼 탄핵·특검 모두 무산시킨 여당


탄핵안 무산의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한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는 어제 공동담화문을 통해 “질서 있는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이 직에서 물러나야 하며 “퇴진 전이라도 외교를 포함해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구상은 많은 의문을 갖게 한다. 법적 근거부터 취약하다. 헌법 71조는 국무총리 등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경우를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로 한정한다. 계엄 선포 후 윤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다고 하나 헌법에 규정된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


윤 대통령이 계속 순응한다는 보장도 없다. 윤 대통령은 그제 오전 10시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렸다”고 했다. 


발언 전체를 살펴도 계엄 선포 자체가 잘못됐다는 반성은 없다. 과정에서 발생한 불안과 불편을 언급했을 뿐이다. 국민의 기대 수준엔 턱없이 못 미치는 사과다.


공동 담화 이후에도 대통령으로서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 어제는 사의를 표명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면직을 재가했다. 직무 배제의 법적 근거가 모호한 상황에서 향후 윤 대통령이 군통수권자로서 권한을 행사하겠다면 어찌 막을 것인가. 


어정쩡한 직무 배제가 야기할 혼란은 한둘이 아니다. 야당이 밀어붙여 온 쟁점 법안을 다시 강행 처리하면 직무 배제된 대통령이 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가. 야당이 한 총리와 국무위원들을 추가로 탄핵 소추할 가능성도 있다.


법적 근거 모호한 한동훈-한덕수 정국 수습 방안


결국 여권의 ‘질서 있는 퇴진’ 계획은 국민이 공감하고 야당이 수긍해야 가능하다. 핵심은 윤 대통령의 거취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다. 


여당의 탄핵 반대가 조기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려는 정치공학적 꼼수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 퇴진 플랜 없이는 야당이 협조할 리 없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즉각 “여당 대표와 총리가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반발하지 않나. 


국민 여론도 마찬가지다. 내란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의 거취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질서 있는 퇴진’을 지지할 리 없다.


윤 대통령 거취부터 정한 뒤에 국민 공감 얻어야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재차 발의해 오는 14일께 표결하기로 했다. 그 전까지 야당과 국민이 납득할 만한 윤 대통령의 퇴진 일정을 제시하지 못하면 한 대표와 한 총리의 구상은 혼란만 가중할 뿐이다. 법적 근거가 취약하다면 여론을 움직일 만한 설득력이라도 갖춰야 한다.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29,357건 1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캐나다 차세대 스카이트레인 '마크 V' 오늘부터 달린다
엑스포 라인 첫 운행, 47량 순차 도입 예정내부 디자인 전면 교체, 승객 수송 능력 획기적 향상많은 기대를 모았던 차세대 스카이트레인 '마크 V' 모델의 첫 번째 열차가 11일 금요일부터 엑스포 라인에서 정식 운행을 시작한다. 총 47대의 신형 열차 중
07-11
캐나다 '24번 말 바꾼' 트럼프, 캐나다에 "8월부터 35% 관세" 최후통첩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마크 카니 총리에게 보낸 공개서한3개월간 입장 24차례 번복…'예측불가' 협상 전략에 동맹국 혼란8월 1일, 실제 부과될까?…캐나다 정부, 대응책 마련에 '골머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07-11
캐나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 초읽기… 한국, 캐나다등 23개국에 포문
전 세계,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초긴장…글로벌 경제 '먹구름'각국, 협상 가속화 등 대응책 마련 부심…환율시장 요동칠 듯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캐나다, 일본 등 주요 동맹국을 포함한 23개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의 포문
07-11
캐나다 유명 브랜드 복제품 '듀프' 전성시대, 법정 다툼 확산
룰루레몬, 코스코에 소송…알고보니 불법 아닐 수도똑똑한 소비인가 명백한 복제인가, 논란의 정체유명 브랜드와 흡사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한 '듀프(Dupe) 제품을 둘러싼 법적 전면전이 시작됐다. 듀프 문화가 확산하면서 원조 브랜드들의 법적
07-11
캐나다 "날벼락에 수리비까지"… 물난리 아파트 주민들, 자비 부담
뉴웨스트민스터 수도관 파열 5개월, 시청·당국은 '나 몰라라'"이게 마지막이 아닐 수도"…주민들, 불안 속 집단소송 준비주민들 "잘못도 없는데 왜 우리가"…분노와 좌절감 폭발지난 2
07-11
캐나다 AI로 무장한 '스미싱 사기'… "진짜 같아서 속았다"
"오타 없다, 발신번호도 은행"…지능화된 사기 문자에 속수무책캐나다 당국 "신고는 빙산의 일각, 실제 공격은 급증" 강력 경고휴대전화가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사기꾼들의 새로운 전쟁터로 변모했다. 최근 부쩍 늘어난 스팸 문자
07-11
캐나다 토피노, 불법 캠핑과의 전쟁… 벌금 최대 2만5천 달러
결국 곰까지 죽였다…무책임한 관광객에 신음하는 '낙원'원주민 자치 정부 "해결책 모색 중이나 재정적 어려움 커"세계적인 관광지인 BC주 밴쿠버 아일랜드의 토피노가 넘쳐나는 불법 야영객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7월 성수기가 시
07-11
캐나다 유모차 끌고 와서 화장품 싹쓸이… 신출귀몰 여성 절도단
출처=Mission RCMP"온타리오 연고 추정"… 대담해진 원정 절도단한 명은 시선 끌고, 진열대 터는 '조직적 수법'미션 지역의 상점들이 말쑥한 차림의 여성 전문 절도단의 대담하고 조직적인 범행에 공포에 떨고 있다. 이들
07-11
캐나다 주말 밴쿠버 '이벤트 블랙홀'… 전역이 축제로 들썩
도심 질주하는 자전거 경주부터 차 없는 거리의 여유까지수제 맥주와 라이브 음악, 코미디 쇼 등 실내 행사도 다채리치몬드 야시장, 플레이랜드 등 상시 이벤트도 놓치지 말아야화창한 날씨와 따뜻한 기온이 예고된 이번 주말, 메트로 밴쿠버는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완벽한 조건을
07-11
캐나다 쾌청한 주말 날씨 속 나들이객 몰릴 듯
오늘·내일 가장 더워…해안 24도, 내륙은 20도 후반일요일부터 기온 소폭 하락…해양성 공기 유입 영향다음 주 중반부터 다시 기온 상승, 본격 여름 날씨 예고이번 주말, 드디어 메트로 밴쿠버에 진짜 여름이 찾아온다. 궂은 날씨를 몰
07-11
캐나다 밴쿠버시, 음식물 분쇄기 퇴출… 하수 처리비 급증
하수관 막는 '팻버그' 유발, 처리 비용만 연 270만 달러녹색당 주도로 만장일치 통과, 퇴비화 적극 장려밴쿠버시에 새로 집을 짓는다면, 앞으로 싱크대에 설치하는 가정용 음식물 분쇄기, 이른바 '디스포저'는 설치할 수 없게 된다.밴쿠버 시의
07-11
캐나다 6월 고용 '깜짝 반전'에도 웃지 못하는 캐나다 경제
실업률 6.9%로 하락했지만… "연말엔 7.3%로 다시 상승"트럼프, 캐나다에 35% 관세 예고…무역 전쟁 재점화캐나다 경제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6월 한 달간 8만 3,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며 실업률이 6.9%로 하락하
07-11
캐나다 7월에 때아닌 폭설… 밴프 스키장, 한겨울 풍경
출처=Banff Sunshine Village'5분 만에 바뀌는 날씨' 증명하듯…극적인 기상 변화변덕 심한 날씨, 작년 6월에도 '한여름의 크리스마스'하루 전만 해도 토네이도 경보가 울렸던 앨버타주에 이번엔 한여름 폭설이 쏟아지
07-11
캐나다 밴쿠버 다운타운 '오피스 공실률' 팬데믹 이후 최고
프리미엄 공간도 외면, 경제 불확실성에 임대 시장 위축전문가들 "산업용 부동산, 팬데믹 이후 정상화 과정"메트로 밴쿠버의 오피스 임대 시장 공실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핵심 지역인 다운타운 밴쿠버의 공실률이 눈에 띄게 급증하며 시장에 경고등이
07-11
캐나다 퀘벡주, 영어권 학생 많다고 유명 칼리지에 3천만 달러 벌금
'파산 위기' 라살 칼리지, 정부의 거액 벌금에 강력 반발정부 "수차례 경고 무시", 학교 "논의 기회도 없었다" 팽팽퀘벡주의 강력한 프랑스어 보호법이 몬트리올의 유명 사립 전문대학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퀘벡주 정부
07-11
캐나다 '팔리지 않는 낙원'에 갇힌 별장 주인들 '눈물의 투매'
"가격 30% 폭락" vs "나홀로 호황"…엇갈린 별장 시장누군가에겐 '악몽', 누군가에겐 '일생일대의 기회'한때 '캐나다인의 꿈'으로 불리며 팬데믹 기간 동안 폭등했던 온타리오
07-11
월드뉴스 李, 앞치마 두르고 소맥 돌렸다 "소비 진작 위해 저부터 외식"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저녁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직원들과 외식 행사를 갖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이재명 대통령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앞두고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서울 광화문 인근 한식당에서 시민들과 함께 식사했다.이 대통령은 11일
07-11
월드뉴스 비트코인 11만8000달러도 돌파…美의회 암호화폐 법안 기대 반영
미국 연방의회의 암호화폐 관련 법안 심의가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비트코인이 11일 11만8000달러선도 돌파하며 연일 고점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이날 오전 5시 40분쯤(한국시간 오후 6시 40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
07-11
월드뉴스 에르메스 '원조 버킨백' 경매서 역대 최고가 찍었다…얼마길래
제인 버킨이 소유했던 에르메스 버킨백. AFP=연합뉴스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원조 버킨백'이 경매에서 130억원대에 팔렸다.1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파리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영국 출신 가수 겸 배우 고(故) 제인 버킨이
07-11
월드뉴스 뇌출혈에도 41초간 사투…韓관광객 참사 막은 中버스기사
지난달 29일 중국의 한 고속도로에서 한국인 단체 관광객과 가이드가 탄 버스를 운전하던 샤오보가 뇌출혈로 의식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차를 멈춰 세우고 있다. 사진 웨이보 캡처중국에서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우고 운전하던 중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버스 기사가 승객들의 목숨
07-11
캐나다 '역대급 호황'… 캐나다 연금 재정 건전성 사상 최고
불안한 경제 속 연금 지급여력비율 126% '기염'"주식 시장이 자산 불리고, 금리가 부채 줄인 덕""미래 연금 지급 능력,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해져"계속되는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캐나다 은퇴자들의 '노후 통장&
07-10
캐나다 1번 고속道 밴쿠버 방면 출구 폐쇄 1주일 연장
켄싱턴 출구도 8월 말까지 폐쇄…출근길 교통대란 심화"물류 운송 차질, 배송 지연 등 연쇄 피해"출퇴근길 '최악의 교통지옥'이 1주일 더 이어질 전망이다. 메트로 밴쿠버의 핵심 교통 동맥인 1번 고속도로의 주요 출구가 폐쇄
07-10
캐나다 밴쿠버 주택가 이면도로, 시속 30km로 속도 제한
보행자 사망률 80%서 15%로 '뚝'…안전 강화 기대시의회 만장일치 통과, 3년간 단계적 도입밴쿠버시가 보행자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주택가 이면도로의 차량 운행 문화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에 착수했다. 시의회는 9일, 중앙선이 없는 모든
07-10
캐나다 임대료 9개월 연속 '뚝'…밴쿠버·캘거리 하락 주도
콘도·단독주택 등 개인 임대 매물 하락세 두드러져"대도시에서 시작된 임대료 약세, 전국으로 확산 중"1·2베드룸 수요 급감, 3베드룸은 '나 홀로' 상승천정부지로 치솟던 임대료 상승세가 9개월 연속 꺾이며 시장이
07-10
캐나다 "하늘 뒤덮은 벌레떼 정체는…" 밴쿠버 날개미 '대소동'
비 온 뒤 맑은 날, 일제히 날아올라…종족 번식 위한 자연의 '의식'전문가들 "인체에 무해한 검은 정원 개미, 며칠 내 사라질 것"이번 주 초 메트로 밴쿠버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으며 주민들을 경악게 한 벌레떼의 정체는 다름
07-10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