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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LA 산불 대피령에 단전…집 떠난 한인들 고통 호소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25-01-13 09:46 수정 25-01-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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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데이'의 업주가 정전된 식당에서 지인과 통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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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레센타 한국마켓'의 냉동·냉장식품 칸이 텅 비어 있다. 김상진 기자



라카냐다·라크레센타 주민마켓 등은 냉동식품 폐기 한인타운· OC 호텔로 대피


LA 인근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 산불로 대피령과 함께 강제 단전 조치 등이 취해지면서 지난 주말까지 한인 등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집을 떠나 유랑 생활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이튼 산불의 영향권인 라카냐다, 라크레센타, 몬트로즈, 패서디나 등은 한인 인구가 많은 지역이어서 상당수 한인이 ‘산불 간접피해’의 불편한 일상을 보내는 실정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대피령과 강제 단전이 지속되면서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했다.  


몬트로즈에 사는 김현수(51) 씨는 “정전 첫 날은 랜턴과 버너로 집에서 버티려 했다”면서 “하지만 냉장고 음식이 상하고 난방도 안 되는 상황에 숨 쉬기 힘들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해 가족들과 오렌지카운티 지역 호텔로 옮겨 생활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곧 전기 공급을 재개한다는 연락은 받았지만 또 다시 정전될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며 “하루 200달러에 달하는 숙박비를 보상받을 방법도 없어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라크레센타 중심 도로인 풋힐 불러바드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일대 신호등은 단전으로 모두 작동이 멈췄고 지역의 업소들도 대부분 영업을 중단했었다.  


라크레센타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는 “전기가 며칠째 나가서 식재료를 다 버리고 영업도 못했다”면서 “가게를 비워둘 수 없어 일단 자리를 지켰는데 집이 불에 탄 이웃도 있어 하소연을 하기에도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대료와 직원 급여도 마련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날 라크레센타의 한국 마켓의 경우 정오 이후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  이 마켓의 한 관계자는 “정전으로 냉장·냉동 식품을 다 버려야 하는 상황인데 언제 또 전기가 나갈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라크레센타에 사는 헤일리 이(37) 씨는 “글렌데일 수도전력국 구역이라 지난 9일부터 전기와 물 공급은 재개됐다”면서 “남가주에디슨사(SCE) 구역의 이웃은 전기 공급 재개가 더뎌 인터넷도 안 되고 있어 빨리 상황이 나아지기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LA 수도전력국(LADWP)과 남가주에디슨사(SCE) 등은 산불 피해를 막기 위한 강제 단전 조처인 ‘공공안전차단프로그램(PSPS)’ 시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SCE 가브리엘라 오르넬라 대변인은 “전력 재개까지 앞으로 며칠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지난 11일 라크레센타 지역 주민들에게는 산불 확산 상황에 따라 또 다시 정전이 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가 발송됐다.  


션 김 씨는 “일부 지역의 전력이 복구되면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정전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에 짐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정부의 산불 대응 정책이 계속 오락가락 하는 것 같아서 불신만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불 피해지역에서 절도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LAPD 측은 29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중에는 소방대원 복장을 한 채 빈집을 털려고 시도했던 용의자도 포함됐다.  


짐 맥도넬 LAPD 국장은 “소방 헬멧과 재킷을 입고 주택에 침입한 경우도 있었다”며 “이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찰 측에 따르면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트럭을 타고 있던 남성 1명과 동승자들이 체포됐는데, 이들은 소방서 소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이 소방당국에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용의자들은 불법 무기까지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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