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BMI 기준 58년 만에 바뀐다… 건강상태로 비만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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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심부전 등 합병증 진단 핵심
백인남성 중심 BMI... 인종·체형 다양성 외면
성인 18개·청소년 13개 맞춤형 기준 도입
전 세계 비만 진단의 표준이었던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가 58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체격이 아닌 건강상태를 중심으로 비만을 진단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됐다.
세계 의료계를 대표하는 연구진 58명이 14일 의학저널 '란셋 당뇨·내분비학'에서 비만 진단의 새로운 정의와 기준을 발표했다. 수면무호흡증, 심부전과 같은 장기기능 저하나 일상생활 수행능력 저하 등이 새로운 진단의 핵심 요소다.
맥마스터 대학교 캐서린 모리슨 교수는 "현행 BMI 기준은 백인 남성을 중심으로 설계돼 다양한 인종과 체형의 건강상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영국심장 학회지는 2019년 연구에서 근육량이 많은 헤비급 복싱 선수들이 BMI 기준으로는 비만으로 잘못 분류되는 사례를 지적했다. BMI는 체중과 신장의 단순 비율만 계산해 근육량과 지방량을 구분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었다.
또한 복부나 간, 심장 주변에 쌓이는 지방은 팔다리의 지방보다 건강에 더 해로운데도, BMI로는 이런 체지방 분포 차이를 전혀 반영할 수 없었다. 새 기준은 지방의 위치와 그로 인한 건강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국제임상 비만위원회는 비만을 단순한 체격의 문제가 아닌 만성질환으로 정의했다. 성인은 18개, 청소년은 13개의 구체적 진단기준을 마련해 개인별 맞춤 진단이 가능하도록 했다.
버링턴 워튼메디컬 클리닉의 숀 워튼 원장은 "비만의 본질은 지방세포의 염증 반응"이라며 "새 기준은 과학적 진단과 함께 체형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적으로 10억 명 이상이 비만으로 진단된 가운데, 새 기준은 치료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웨고비와 오젬픽 같은 비만 치료제의 처방 기준과 보험 적용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킹스칼리지 런던의 프란체스코 루비노 교수는 "새 기준으로 의료진이 개인별 위험도에 따라 더 정확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 당뇨병협회, 미국 심장협회, 체중조절 지원단체 등 주요 의료·건강 단체들도 새 진단 기준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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