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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BC주 물 끌어와 LA 산불 잡자?"...트럼프의 엉뚱한 제안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25-01-15 09:46 수정 25-01-1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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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산불 현장 물 부족에 소화전마저 바닥


수자원학계 "현실성 제로...정치적 물타기"


"산불 현장 외면하고 정치적 공방만 일삼아"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형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 물을 끌어와 산불을 막자는 황당한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내가 대통령일 때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북쪽 캐나다에서 오는 물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며 "LA를 관통해 흐르는 엄청난 양의 물이 있었다면 산불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자원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언급한 물줄기가 BC주의 로키산맥에서 시작해 미국 태평양 연안으로 흐르는 콜롬비아강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강은 워싱턴주와 오리건주 사이에서 태평양으로 흘러들어가며, LA까지 물을 보낼 수 있는 인프라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현재 LA 카운티는 심각한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심 지역의 소화전에서 물이 나오지 않아 소방차가 물을 보충해가며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440만 리터 규모의 저수지가 가동되지 않는 원인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이 문제를 민주당 정치인들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의회 공화당은 연방 재난지원금 지원을 캘리포니아의 수자원 정책 변경과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수자원연구소는 LA 물 부족이 델타 멸치 보호 등 환경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초강력 바람으로 소방 항공기가 이륙하지 못했고, 예상을 뛰어넘는 화재 규모로 평소보다 4배 많은 물이 필요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LA수도전력국에 따르면 남부 캘리포니아의 저수지 수위는 연중 이맘때와 비교해 평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의 문제는 수백 채의 집이 동시에 불타는 상황에서 한두 채용으로 설계된 소화전 시스템의 한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캐나다와 미국은 작년 콜롬비아강 조약 현대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1961년 체결된 이 조약은 수력발전과 홍수 방지를 위한 양국 간 협력을 규정하고 있다. 새로운 협약은 미국이 더 많은 수력발전을 할 수 있게 하는 대신 캐나다에 전력 수출입 기회를 주고, 원주민들의 강 관리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자원 전문가들은 "캐나다 물을 LA까지 끌어오는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현재의 물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실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잘못된 정보로 정치 공방을 벌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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