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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생계형 알바로 학업 포기 이민자 자녀 늘어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25-01-19 10:38 수정 25-01-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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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시간 수면... 10대 이민자의 밤낮없는 삶


캘거리 고교생의 생존기... 수업시간 졸다 깨고


주말 파트타임으로 전환 후 대학 준비 중


캘거리에 정착한 16세 필리핀 이민 청소년의 삶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학업과 생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다가 결국 하나를 포기해야 했던 한 학생의 이야기다.


필리핀에서 캐나다로 이민 온 지 몇 달 만에 이 학생은 방과 후 일자리를 구했다. 현지 필리핀 식당에서 오후 4시부터 11시까지 설거지를 하는 일이었다. 부모의 만류에도 독립심과 가정 형편을 고려해 전일제 근무를 선택했다.


첫 월급으로 무선이어폰을 사고 나머지는 비상금으로 모았다. 이런 선택은 부모가 코로나19로 실직했을 때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하루 2시간 수면이라는 혹독한 대가가 따랐다.


극심한 수면 부족으로 수업 시간에 집중할 수 없었다. 1교시는 아예 잠으로 보냈고, 밀린 과제는 챗GPT와 퀼봇 같은 AI의 도움을 받았다. 실질적인 배움은 없었다.


상황은 겨울방학 이후 더 심각해졌다. 비슷한 처지의 여러 친구들이 아예 학교를 그만두고 일자리를 선택한 것이다. 최저임금 일자리와 학업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온라인으로 두 선택지의 장기적 전망을 꼼꼼히 살펴본 끝에 학업을 택했다. 가족의 이사를 계기로 식당 일을 그만두고 홀리데이 인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로 전환했다. 현재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이 학생은 필리핀에서도 쓰레기 수거와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로 용돈을 벌었다. 열심히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최저임금 야간 근무보다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교육 관계자들은 "생계형 아르바이트로 학업을 포기하는 이민자 자녀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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