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인도정부 '블랙리스트'... 캐나다 시크교도 입국 통제
관련링크
본문

자료사진
트뤼도 총리 발언 이후 블랙리스트 급증
"인도 비자로 캐나다인 감시" 법률가들 경고
언론인도 입국 거부... 인도의 '조용한 보복'
인도 정부가 해외 시크교도와 언론인들에 대한 입국 제한을 강화하면서 캐나다계 인도인들의 고국 방문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캐나다 시민권자가 인도 공항에서 강제 구금된 후 추방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구르차란 싱 반와이트 씨의 사례는 인도 정부의 강경책을 보여준다. 50년간 캐나다 시민권자로 살아온 77세 노인이 새해 전날 암리차르 공항에서 36시간 동안 감금됐다가 강제 추방됐다.
의료자선단체 국제펀자브재단을 운영하며 수십 년간 인도를 오갔던 반와이트 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최근 심장 수술을 받은 그는 추운 방에 감금된 채 화장실 사용도 제한받았으며, 인도 관리들로부터 '칼리스탄(Khalistan,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 지지자'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들어야 했다.
인도 정부는 '유해인물 명단'이라는 블랙리스트로 입국 제한 대상자를 관리하고 있다. 2023년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 시크교 운동가 하르딥 싱 니자르 살해 사건의 인도 정부 연루 의혹을 제기한 이후 블랙리스트에 오른 캐나다인이 급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도 정부가 비자 발급을 감시와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글로벌뉴스는 인도 정부가 시크교도들에게 '인도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담은 진술서를 요구하며 비자를 발급한다고 보도했다. 인도 외교관들이 비자 발급 과정에서 캐나다 내 감시요원 역할을 강요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밴쿠버의 이민법 변호사들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힌두 민족주의 정부가 비판적 목소리를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도 정부는 해외 거주자들을 감시하는데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며, 블랙리스트 등재 사실도 당사자에게 통보하지 않는다.
미국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앙가드 싱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인도의 반무슬림 시민권법을 다룬 다큐멘터리 '인디아 버닝'을 제작한 후 2022년 델리 공항에서 추방됐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 작품을 '국가를 폄훼하는 반국가적 선전'으로 규정했다.
반와이트 씨의 경우, 자신의 해외시민권 카드가 여전히 유효한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그는 최근 펀자브에서 열린 시크 제국 역사 관련 행사 참석이 입국 거부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캐나다 외교부는 각국이 자국 국경 통제권을 갖고 있다며, 이민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많은 캐나다 시크교도들이 고액의 항공권을 구매하고 14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인도에 도착했다가 입국을 거부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시크교 커뮤니티에서는 인도의 비자 정책이 해외 시민에 대한 부당한 외국 간섭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