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전국 대도시 이질균 확산... 공중 위생시설 부족이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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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샤워시설 부족이 주원인... "위생시설 확충 시급"
감염자 대부분 항생제 효과 없어... 정맥 주사 치료만 가능
공중화장실 유료화가 전파 부추겨... 지자체 대책 마련 착수
캐나다 주요 도시들에서 이질균(Shigella) 감염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특히 노숙인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는 이 감염병은 일반 항생제가 듣지 않아 보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토론토에서는 지금까지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보건당국은 실제 환자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질균은 환자의 대변을 통해 퍼지는데, 오염된 곳에서 균이 10개만 묻어도 감염될 수 있어 통제가 매우 어렵다.
토론토 모스파크 지역에서는 지난 5주 동안 설사, 배앓이, 열 등 이질 증상을 보이는 노숙인이 크게 늘었다. 화장실 대부분이 돈을 내야 사용할 수 있어 기본적인 위생 관리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에드먼턴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22년 9월 이후 447명이 감염됐고, 이 중 309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호프 미션 쉼터가 샤워실, 화장실, 빨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새로운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밴쿠버의 경우는 특이한 양상을 보인다. UBC 연구진에 따르면, 2020년 전에는 주로 남성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던 이질이 최근에는 노숙인들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영양이 부족하고 면역력이 약한 노숙인들은 증상도 더 심하게 나타난다.
밴쿠버 보건당국은 날씨가 춥거나 비가 올 때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노숙인들이 좁은 실내 공간에 모여들면서 감염이 쉽게 퍼지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다는 점이다. 토론토와 밴쿠버의 환자 대부분은 먹는 항생제로는 치료가 되지 않아 주사로 항생제를 맞아야 한다. 이런 내성을 가진 균은 유럽, 호주, 미국에서도 발견됐고, 캐나다에서도 몇 차례 확인됐다.
보건 당국은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무료 화장실과 세면대 같은 기본적인 위생시설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숙인들이 의료 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여러 기관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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