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대형 자본에 팔린 동물병원... 반려동물 진료비 4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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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수익만 최우선" 숨겨진 동물병원 M&A 실태
요검사비 47달러→175달러... 환자 모르는 가격 눈속임
캐나다의 동물 의료 시장이 대형 기업들의 수익 창출 도구로 변질되면서, 진료비 급등과 불투명한 소유구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캐나다 응급·전문 동물병원의 50% 이상과 일반 동물병원의 20% 이상이 6개 대형 기업의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이전까지 대부분의 동물병원이 수의사 개인 소유였던 것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베트스트래티지(VetStrategy), VCA 캐나다, NVA 캐나다 등 3대 기업이 현재 600개 이상의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해외 대기업의 자회사로, 특히 베트스트래티지는 사모펀드가 후원하는 국제 동물병원 기업 IVC 에비덴시아의 소유다.
토론토 소재 6개 동물병원을 조사한 결과, 기본 진찰료는 127~142달러로 비슷했으나, 요로 감염 검사인 요검사 비용은 47달러에서 175달러까지 큰 편차를 보였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불필요한 추가 검사의 권유였다. 한 베트스트래티지 소속 병원은 요검사를 위해 초음파 유도 주사를 사용한다면서, 380달러를 추가로 청구하는 엑스레이 검사도 권했다.
몬크턴의 한 수의사는 "초음파로 이미 방광을 볼 수 있는데 추가 엑스레이가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환자들은 무엇이 옳은지 알고 싶어하는데, 무엇이 틀리지 않았는지를 듣고 싶어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들의 불투명한 소유 구조도 도마 위에 올랐다. VCA만이 브랜드를 내세울 뿐, 베트스트래티지와 NVA는 인수한 병원의 간판을 그대로 유지해 환자들이 소유주를 알기 어렵게 했다. 몽턴의 경우 일반 동물병원의 45%가 베트스트래티지 소유였지만, 외부 표시는 전혀 없었다.
2019년 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베트스트래티지는 매니토바주의 한 인수 병원 직원들에게 인수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말라"고 지시했다. 대신 질문을 받았을 때 사용할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를 만들겠다고 했다.
가격 인상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 베트스트래티지 소속 병원은 1년 새 다섯 번의 수수료 인상이 있었고, 매번 3~6%씩 올랐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인플레이션과 수의사 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
캐나다 수의사협회는 젊은 수의사들이 경영 부담 없이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진료 행태와 불투명한 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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