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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밴쿠버 교향악단 마에스트로' 아키야마 별세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25-02-02 13:19 수정 25-02-0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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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지휘봉으로 13년 VSO 황금기 이끌어


84세로 별세... "지휘대 위 발레리나 같았다" 추모 물결


밴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VSO)의 전설적인 지휘자 카즈요시 아키야마씨가 지난주말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72년부터 1985년까지 13년간 VSO를 이끌며 밴쿠버 클래식 음악계의 황금기를 열었던 거장의 마지막이다.  


아키야마씨는 지휘대 위에서 춤추듯 우아한 움직임으로 유명했다. 작은 체구였지만 음악이 절정에 이르면 그의 표정과 몸짓은 무대를 가득 채웠다. 특히 그의 손동작은 업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지휘봉만으로도 오케스트라와 완벽한 교감을 이뤄냈다.  


VSO는 1985년 아키야마씨의 공로를 인정해 명예지휘자 칭호를 수여했다. 2011년에는 BC주 연예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이는 그의 음악적 성취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무대 밖 아키야마씨의 모습은 의외로 수줍음 많은 예술가였다. 대중 앞 연설을 꺼렸지만 일대일 대화에서는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친근했다. 특히 장난감 기차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도 유명했는데, 자택에 대규모 기차 모형을 설치하고 운행하는 것을 가장 큰 즐거움으로 삼았다.  


1970년대 초반 밴쿠버는 일본 문화가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일식당이 두 곳 정도에 불과했던 밴쿠버에서 아키야마씨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성게알(우니)과 같은 전통 일본 음식을 소개하며 문화 교류의 선구자 역할도 했다.  


VSO를 떠난 후에는 미국 시라큐스와 고향인 일본 히로시마에서 지휘자로 활동했다. 하지만 특별 공연이 있을 때마다 밴쿠버를 찾았고, 그때마다 관객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아키야마씨의 가족들 역시 VSO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콘서트마다 참석해 단원들과 교류했으며, 밴쿠버 음악계의 한 가족으로 자리잡았다. VSO 측은 "아키야마씨가 남긴 음악적 유산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울려 퍼질 것"이라며 "그의 예술적 영감은 다음 세대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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