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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밴쿠버 초콜릿 제조업체들 "원료값 70% 상승... 수익 반토막"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25-02-17 09:38 수정 25-02-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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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가격 400% 폭등... 초콜릿값 연쇄 인상 도미노


유기농·고급 초콜릿 가격 두 배로... BC주 업체들 생존 갈림길


세계 공급량 71%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4개국 생산량 급감


서아프리카의 극심한 가뭄이 세계 초콜릿 시장을 강타했다. 카카오 국제 가격이 1톤당 1만2천605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400% 급등했고, BC주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연쇄 가격 인상에 내몰렸다.  


미국 기후중앙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카카오 공급량의 71%를 차지하는 가나,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나이지리아에서 지난 10년간 카카오 재배 최적 온도인 32도를 초과하는 날이 6주 증가했다.  


특히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주요 수확기인 10월에서 3월 사이 32도를 넘는 날이 3주 더 늘었다. 카메룬은 2주, 나이지리아는 1주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됐다.  


가나 아샨티 지역은 약 85만 농가가 재배하는 카카오 나무의 어린 묘목 80%가 가뭄으로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이 시기 3~4차례 내리던 비가 올해는 전혀 내리지 않았다.  


BC주 초콜릿 업계도 원료 가격 급등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캐나다 최초의 유기농 초콜릿 회사인 덴먼아일랜드 초콜릿 공장은 제품 가격을 15% 인상했으며, 추가로 25% 더 올릴 계획이다.  


밴쿠버의 젬 초콜릿은 콜롬비아와 벨리즈에서 들여오는 원료 가격이 70% 상승해 수익이 절반으로 줄었다. 굿 초콜리티어는 에콰도르산 카카오 페이스트 800kg 주문 가격이 8천 달러에서 2만4천 달러로 급등했다고 밝혔다.  


초콜릿 업계는 포장비와 배송비 절감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임대료 등 고정비용 부담이 크다. 일부 업체는 초콜릿 한 판에 15달러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며 소비자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초콜릿 업계의 변화도 감지된다. 로키마운틴 초콜릿은 창업 38년 만에 처음으로 톤당 1만 달러를 넘는 원자재 가격에 직면했다. BC주에서 뉴펀들랜드까지 50개 매장을 운영하는 이 업체는 지난 5년간 40%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밴쿠버의 수제 초콜릿 업체들은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굿 초콜리티어는 프랑스 초콜릿 장인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에콰도르 남부 50개 농가의 공정무역 카카오만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2024년 초 새로운 계약 기간이 시작되면서 카카오 가격이 3배로 치솟았다.  


업계는 다양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카카오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밀크초콜릿 생산을 늘리고, 원료 낭비를 최소화하는 공정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품질 저하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게 대다수 업체의 입장이다.  


서아프리카 현지에서도 변화가 시작됐다. 산림농업은 카카오 농가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카카오 나무 사이에 다른 작물을 심어 그늘을 만들고 토양 수분을 보존하는 방식이다. 화전 농업 대신 무경운 농법을 도입해 토양 침식도 막고 있다.  


서아프리카 농민단체연합은 13개국 공동으로 농업협동조합 설립을 추진 중이다. 소규모 대출과 마케팅 지원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초콜릿 시장 규모는 1,140억 달러에 달한다. 아메리카 원산지인 카카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전파돼 세계적인 기호식품이 됐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재배 환경 악화로 생산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서아프리카 13개국 농민단체연합은 프랑스어권 국가들의 협동조합 모델을 영어권 국가들로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소규모 농가들이 모여 대출을 받고 공동 마케팅을 펼치면 기후변화 대응이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카카오는 5세기 전 아즈텍 왕족의 전유물에서 출발해 글로벌 기호식품이 됐다. 아메리카 원산지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전파된 카카오는 이제 1,140억 달러 규모의 거대 산업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전 공급망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가격 급등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동력 부족과 기후변화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고급 초콜릿의 대중화 시대가 저물고, 다시 특별한 기호식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 재배부터 초콜릿 제조까지,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진정한 초콜릿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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