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팬데믹 5년의 그림자… 방역 수장, 아직까지 정부 경호 받아
관련링크
본문

코로나19를 막아낸 그들,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것은 불신
공중보건 리더들, 5년이 지나도 계속되는 위협과 반응
보니 헨리 BC주 보건관이 팬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정부의 경호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했던 공중보건 관계자들은 극심한 반발과 위협 속에서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했지만, 그 대가는 컸다.
BC주는 2020년 1월 첫 확진자가 나온 후 3월 17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봉쇄,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여론은 양극화됐다.
헨리 보건관은 팬데믹 초기부터 꾸준히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며 정부의 방역 전략을 설명했지만, 첫 기자회견 이후부터 협박이 시작됐다. 자택 주소가 유출돼 사람들이 찾아오고, 가족까지 온라인 공격을 당했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책을 시행했을 뿐인데 적으로 몰렸다"며 "여전히 경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역 조치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감염을 막기 위한 과학과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여론이 충돌하며 공중보건 당국은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분노할 대상이 필요했던 사람들에게 나는 그 표적이 됐다"는 것이 헨리 보건관의 설명이다.
캐나다에서는 2024년까지 국민의 81%가 최소 1회 백신을 접종했다. 방역 당국은 이를 팬데믹 극복의 결정적 요인으로 평가하지만, 백신 반대 운동이 거세지면서 공중보건 책임자들을 향한 비난도 극단적으로 치달았다.
앨버타주 감염병 학자 리노라 색싱거 교수는 팬데믹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미디어에 나서며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알렸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그를 ‘앨버타주 사망자 5천 명의 책임자’로 몰아붙이는 비난이 쏟아졌고, 전범 재판을 언급하는 협박성 게시물까지 등장했다.
병원에서는 백신을 맞지 않았다가 위중증으로 발전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색싱거 교수는 "중환자실에 온 환자들이 ‘이게 진짜였냐’고 묻는 상황이 많았다"며 "하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중보건 당국은 가짜 정보 확산을 막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잘못된 정보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걸 보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노바스코샤주 로버트 스트랭 보건관은 방역 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국민과의 신뢰 형성이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일 브리핑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설명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반대 여론은 점점 더 과격해졌다. "사람들이 내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자유지만, 가족을 위협하는 것은 선을 넘은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팬데믹 당시 캐나다 국민들은 높은 백신 접종률과 함께 방역 정책을 비교적 잘 따라왔지만, 일부 극단적인 반발은 여전히 공중보건 관계자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중보건 관계자들은 앞으로 또 다른 감염병 위기가 닥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신뢰라고 강조한다.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단순한 정책 수립을 넘어,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가 방역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