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하수에서 찾는다  

미국은 연구 접고 캐나다도 불안… 예산 끊기면 '빈손'

바이러스 확산을 감시하는 폐수 분석 연구가 예산 축소로 존폐 기로에 섰다. 

BC주 질병통제센터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다양한 감염병을 폐수를 통해 추적해왔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연구 예산이 삭감되면서 이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팬데믹 당시 폐수 분석은 감염 상황을 파악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2021년 오미크론 변이가 퍼질 때, BC주는 검사 역량이 부족해졌고, 이에 따라 폐수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 감시가 방역의 핵심 지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온타리오주는 2024년 7월 폐수 감시 프로그램을 종료했고, 연방 지원을 받던 코로나19 변이 감시 네트워크도 이달로 연구 예산이 끊겼다. 연구진은 살모넬라와 노로바이러스 같은 장내 감염병까지 감시 범위를 확대해왔지만, 예산 부족으로 연구 지속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폐수 속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기술은 꾸준히 발전해왔다. 초기에는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현재는 폐수를 농축해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의 종류와 변이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이 기술은 감염병이 본격적으로 퍼지기 전에 조기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감시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연구비가 줄어들면서 폐수 감시 시스템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미국에서는 국립보건원과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연구 지원이 축소될 예정이어서 폐수 감시 연구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캐나다가 미국의 공백을 메우고 감염병 감시 체계를 강화할 기회라고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중보건 감시 체계가 다시 뒷걸음질치고 있다. 폐수 감시가 지속되지 않으면 신종 감염병이 등장했을 때 초기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 앞으로 감염병 대비 연구가 얼마나 지속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