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캐나다산 체리 품종, 美 농장주 도용에 특허권 되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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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글로리’로 둔갑한 품종…DNA로 동일성 확인
수백만 달러 피해 낳은 체리 도용, 美 법원 판결로 제동
캐나다 농업농산식품부가 1980년대 BC주 서머랜드에서 개발한 체리 품종 ‘스태카토(Staccato)’의 미국 내 특허권을 두고 벌인 법적 분쟁에서, 캐나다 정부가 사실상 완승을 거뒀다.
미국 워싱턴주 동부지방법원은 3월 초, 스태카토 품종의 미국 특허를 부활시키며, 해당 품종을 ‘글로리(Glory)’라는 이름으로 유통해온 미국 농장의 주장을 기각했다. 이로써 캐나다 정부는 미국 내에서 스태카토 품종에 대한 법적 권리를 다시 확보하게 됐다.
문제의 발단은 캐나다 정부가 스태카토 묘목을 시험용으로 미국 반 웰 농장에 제공한 것이었다. 계약상 재배나 유통이 금지된 묘목이 굿윈이라는 농장주에게 넘어갔고, 그는 이를 기반으로 ‘글로리’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특허를 등록했다. 이후 굿윈은 몬슨 과일회사에 체리 접목을 제공했고, 수백 에이커 규모의 대규모 재배가 진행됐다.
캐나다 정부는 스태카토와 글로리가 유전자 분석상 동일하다는 점을 밝혀냈고, 2024년 미국 법원도 이에 동의했지만, ‘특허 등록 시점이 체리 판매 이후 1년이 넘었다’는 이유로 특허는 무효 처리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재판에서 피고 측이 법원에 제출한 체리 판매 내역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며 판결이 뒤집혔다. 법원은 피고가 제출한 문서에서 앞부분 10줄을 삭제하고, 체리 판매 시점을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삭제된 내역에는 당시 판매된 품종이 스태카토가 아닌 ‘소나타’라는 기록이 포함되어 있었다.
재판부는 “법원이 잘못된 자료를 근거로 판단을 내린 것은 명백한 오류”라며, 캐나다 측의 특허권을 다시 인정했다.
스태카토 체리는 8월 초에 수확되는 만생종으로, 다른 품종보다 출하시기가 늦어 경쟁력이 높다. 최근 10~15년간 BC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된 품종 중 하나로, 캐나다 체리 수출 산업의 핵심 품목으로 꼽힌다.
이번 판결로 캐나다 정부는 미국 내 스태카토 품종의 지적재산권을 회복했으며, 관련 업체들을 상대로 한 추가 법적 대응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정부는 “지적재산권은 국가 농업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해외에서 자국 품종이 무단 사용되는 사례에 대해 앞으로도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굿윈 씨와 반 웰 농장은 끝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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